'돈잔치' 공분에 몸사렸다고?…금리 인하 잇따르지만 체감은 "글쎄"

KB·우리·카뱅 대출금리 인하
신한·하나·농협도 인하 검토 중
금융당국 압박에 사회공헌 방안도 내놔

정기홍 기자 승인 2023.02.21 17:45 의견 0

고환율 분위기를 틈 타 '예대마진 돈 잔치'에 국민 공분을 사고 있는 주요 시중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잇따라 내리고 있다. 가산금리를 깎고 우대금리를 높이는 방식도 나온다. 하지만 예대금리에 차이를 두는 기조는 여전하다.

대통령과 금융 당국의 "돈잔치" "약탈적 영업" 등의 질타도 연이어지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오는 28일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0.55%포인트(p) 인하 하기로 했다.

상품별로는 KB주택담보대출(신잔액코픽스 기준)이 최대 0.35p, KB주택전세자금대출과 KB전세금안심대출, KB플러스전세자금대출 금리는 최대 0.55%p 내린다.

국민은행은 앞서 지난해 12월 말에는 가계대출 금리를 최대 0.75%p 낮췄고, 올해 1월에도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금리를 각각 최대 1.05%p, 1.30%p 내렸었다.

국민은행은 "최근 고금리 장기화로 금융소비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어 3번째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는 21일부터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대출 금리를 최대 0.70%p 인하 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대출의 최저 금리는 모두 4%대로(연4.286%, 연 4.547%)로 낮아졌다.

카카오뱅크는 또 신용대출의 최대 한도는 기존 2억 5000만원에서 3억원으로, 마이너스통장대출은 2억원에서 2억 4000만원으로 올렸다.

국민은행과 카카오뱅크는 이번에 가산금리를 낮추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인하했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고 우대금리를 빼는 방식으로 산정된다.

우리은행도 21일부터 대출금리 인하에 나섰다.

우리은행은 주택담보대출 신잔액코픽스 기준 6개월 변동금리 상품에 우대금리 0.45%p, 주택담보대출 5년 변동금리 상품에 우대금리 0.20%p를 일괄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우대금리 적용에 따라 신잔액코픽스 6개월 변동금리는 연 5.91∼6.71%에서 5.46∼6.26%로, 5년 변동금리는 연 5.24∼6.24%에서 5.04∼6.24%로 낮아졌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NH농협은행도 대출금리 인하를 검토 중이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은행은 공공재 측면이 있다"는 발언에 이어 지난 13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은행의 돈잔치'로 국민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금융위는 관련 대책을 마련하라"며 연일 질타를 쏟아내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에 은행권은 향후 3년간 10조원 이상 규모의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내놨으나 실제 은행이 출연하는 재원은 수천억원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보증을 통해 대출을 제공하는 '보증배수' 효과로 채워져 '은행권의 꼼수'에 여론은 크게 악화돼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7일 "사회공헌 프로젝트의 기여도를 폄훼하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문제의 본질과 다소 어긋나있는 측면이 있다. 3년 후 금송아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지금 당장 우리 손에 물 한 모금을 달라는 니즈(수요)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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