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3일) 절기상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입니다. 24절기 가운데 18번째로 한로(寒露)와 입동(立冬) 사이에 듭니다.

오늘 전국 대부분 지방은 맑지만 일부 지방엔 비가 내립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예상 강수량은 강원 영동 20∼60㎜, 경북 동해안 5∼20㎜, 부산·울산 5㎜입니다.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은 8∼16도, 낮 최고기온은 16∼23도로 평년과 비슷합니다.

상강 전날인 22일 경남 진주시 밤 과수원 길가의 은빛 억새가 가을이 왔음을 알리고 있다. 저 아래 벼논엔 추수가 한창이지만 산과 가로수 나무엔 아직도 푸르름이 싱싱하다. 늦더위와 잦은 비 때문이다. 더경남뉴스 제공

상강 절기의 날씨는 대체로 쾌청하지만 밤 기온은 뚝 떨어집니다. 직전 2~3일간 아침기온이 4~5도까지 내려가더니 설악산엔 첫눈도 왔습니다.

산야엔 단풍이 서서히 들고, 길섶의 풀잎은 서리를 맞아 시든 모습을 보입니다.

지금 농촌에선 벼 수확과 깨 등 밭작물 가을걷이도 합니다.

그런데 올해 상강 절기 산야는 여름과 비슷하게 푸릅니다. 며칠 전까지 늦더위에 가을비가 잦아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에서는 상강에서 입동까지를 5일씩 삼후(三候)로 나누어 초후(初候)에는 승냥이가 산짐승을 잡는 때로, 중후(中候)는 초목이 누렇게 떨어지는 때, 말후(末候)는 겨울잠을 자는 벌레들이 모두 땅속에 숨는 때라고 구분했습니다.

상강 절기 무렵은 단풍이 들기 시작해 나들이가 좋은 때입니다.

단풍은 보통 기온이 10도 이하로 떨어지면 나뭇잎이 광합성 활동을 멈춰 엽록소를 생산하지 않아 만들어집니다. 지역 차이가 있지만 10월 하순~11월 중순을 단풍 시기이라고 하지요.

단풍이 절정은 첫 단풍 이후 2주 정도 지난 때입니다. 지구 온난화로 2018년에 지난 18년간 단풍 절정 시기를 분석했더니 평년보다 5일 늦어졌다고 합니다.

상강 절기의 풍습은 다양하지 않고 화전(花煎·꽃을 넣어 만든 부침개)을 만들고 국화주를 마시고 계곡과 명승지를 찾아 단풍놀이를 했습니다.

속담으론 '상강 90일 두고 모 심어도 잡곡보다 낫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모작을 해도 주곡인 쌀이 잡곡보다 낫다는 뜻입니다.

상강을 90일 앞둔 날은 7월 하순인데 모내기를 하긴 매우 늦은 시기입니다.

또 제주 속담에 '조 이삭은 상강 넘으면 더 안 여문다'(서리 내리기 전에 빨리 베라는 뜻), '상강이 지나면 바닷고기에 알이 박힌다'(맛이 없어진다)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