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붐에 '고공행진' 엔비디아, SK하이닉스에 또 러브콜

정기홍 기자 승인 2023.06.13 22:21 | 최종 수정 2023.06.15 04:49 의견 0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로부터 HBM(고대역폭메모리)인 'HBM3E'의 샘플을 입고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HBM3E'는 최고 사양 D램인 HBM3의 다음 세대인 5세대 제품으로, SK하이닉스는 내년 상반기에 양산 계획이다.

1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엔비디아로부터 'HBM3E' 샘플 입고 요청을 받고 물량 준비에 나섰다. 엔비디아가 요청한 수량은 일반적인 인증 절차에 필요한 샘플보다 더 많은 양인 것으로 전해진다.

엔비디아는 자사의 시장 독보적인 GPU(그래픽처리장치)와 'HBM3E'를 결합해 성능 평가에 돌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AI(인공지능)와 GPU 시장 확대에 따라 HBM 메모리 시장이 커는 가운데 SK하이닉스의 콜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크게 끌어올린 제품으로, AI반도체에 결합해 사용하기 가장 적합하다. 처리할 데이터 양이 많아지는만큼 GPU에는 고성능 메모리반도체 탑재는 필수다.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가 HBM3E 인증에 기존보다 더 많은 가용 자원을 투입하면서 신속한 상품화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엔비디아가 HBM3E를 결합해 성능 검증에 나설 제품은 H100 또는 다음 시리즈인 것으로 파악된다. H100은 엔비디아가 지난해 말 출시한 최신 플래그십 GPU로, 주로 AI 클라우드와 슈퍼컴퓨터에 쓰인다.

기존의 엔비디아 H100에는 SK하이닉스의 HBM3를 결합해 공급해 왔다. AI반도체 수요 증가로 H100 수요 역시 폭발적으로 늘어나고있다.

AI용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지위는 절대적이다.

생성형 챗GPT로 대표되는 AI 개발에 사용되는 반도체는 주로 엔비디아의 GPU를 사용하며 점유율이 90% 이상이다. AI용 GPU를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지난 2013년 세계 최초로 HBM을 개발했다. 1세대(HBM)를 시작으로 2세대(HBM2)-3세대(HBM2E)-4세대(HBM3) 순으로 개발해 왔다. HBM3는 현존 최고 사양은 지난해 6월부터 양산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샘플을 요청한 HBM3E는 5세대로, 업계 최선단 미세공정인 10나노급 5세대(1b) 기술을 활용했다.

박명수 SK하이닉스 D램 마케팅담당(부사장)은 지난 4월 1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하반기 5세대인 8Gbps HBM3E 시제품을 공개하겠다"며 내년 초 양산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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