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맥주·소주’ 가격 상승률 9개월 만에 최대···술좌석 빈번 연말 음식점 술값 또 올라?

주류 업계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인상 불가피”

정기홍 기자 승인 2023.12.10 13:56 | 최종 수정 2023.12.10 18:24 의견 0

술자리가 잦아지는 연말을 앞두고 맥주와 소주, 양주(위스키) 가격이 잇따라 올라 음식점 등에서의 연쇄 술값 인상이 우려된다. 주류업체들의 잇따른 술값 인상으로 한동안 둔화세를 보이던 물가도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10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11월 맥주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5.1% 오른 112.45다. 이는 올해 2월 5.9% 인상 이후 9개월 만에 최고 오름폭이다.

대형마트에 진열된 소주. 정기홍 기자

맥주 가격 상승률은 올해 1월 7.0%에서 2월 2.9%, 3월 3.6%, 4월 0.7%에 이어 10월에는 1.0%로 둔화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달 다시 5%대로 반등했다.

맥주 가격은 지난해 주류 업체들의 가격 인상으로 그해 10월 7.1%까지 올랐으나 정부의 가격 인상 자제 요청으로 가격 내림세를 보였었다.

맥주 말고도 소주와 양주의 지난달 가격 상승률은 4.7%로 2월(8.6%)에 이어 9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2월 큰 폭 상승 이후 3월 1.4%로 떨어졌고 4월부터 10월까지 0%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달 4%대로 다시 대폭 상승했다.

지난달 양주 가격 상승률도 9.6%로 2월(12.5%)에 이어 최고치다. 지난 9월 –0.6%로 주춤했으나 10월에 5.1%로 크게 뛰면서 11월에는 10%에 육박했다.

다만 지난달 막걸리 가격 상승률은 0.4%로 전월과 동일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체별로는 오비맥주가 지난 10월 11일 카스, 한맥 등 주요 맥주 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평균 6.9% 올렸다.

이유로 주류 원료인 주정 수입가 상승을 들었다.

또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9일 참이슬 후레시와 참이슬 오리지널 제품 360㎖ 병 제품과 1.8ℓ 미만 페트류 제품 출고가를 6.95% 인상했다.

하이트진로는 “연초부터 소주의 주원료인 주정 가격이 10.6% 인상되고 신병 가격은 21.6% 인상되는 등 원부자재 가격, 물류비, 제조 경비 등 상승 요인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주류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맥주의 핵심 원료인 맥아는 전년 대비 48% 급등했고 공장 가동과 제품 물류에 영향을 주는 원유가는 38% 올랐다.

또 소주 원가의 약 15%를 차지하는 주정가는 올해 1~6월 1ℓ 평균 1795원으로 2021년(1ℓ당 1589원) 대비 약 13% 올랐다. 또 소주병 제조 업체들은 지난 2월 공병가를 180원에서 220원으로 22%가량 인상했다.

위스키 가격도 인상됐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이달 조니워커 블랙 판매가(편의점 기준)를 6만 9900원으로 14.8% 올렸고,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는 글렌피딕 가격을 10만 9000원으로 5.8% 인상했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발렌타인 12년산을 5만 3100원으로 10.9%, 로얄살루트 21년산은 37만 2900원으로 8% 정도 올렸다.

문제는 이러한 출고가 인상이 통상 대형마트, 편의점, 슈퍼마켓 등 유통 채널로 순차 적용돼 술자리가 많은 연말 음식점과 술집에서 가격 인상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맥주(외식 기준) 가격 등락률은 지난 2월 10.5%에서 9월 4.4%까지 낮아졌으나 이후 10월 4.5%, 11월 5.0%로 상승률이 커지고 있다.

소주(외식 기준) 상승률도 2월 이후 9월(4.4%)로 7개월간 둔화세를 보이다가 10월과 11월에 4.7%로 높아졌다.

음식점에서의 소주값은 주로 4000원에 판매되지만 비싼 곳은 7000~8000원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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