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MIT·CMU 제쳤다···4족보행 로봇 경진대회 1등

독자개발 자율보행 시스템 탑재, 2위보다 점수 4배 높아

정기홍 기자 승인 2023.06.06 16:21 | 최종 수정 2023.06.07 14:28 의견 0

KAIST가 독자 개발한 보행로봇 제어기인 '드림워크(DreamWaQ)'를 장착한 자율보행로봇이 국제 4족보행 로봇 경진대회에서 우승했다. 자율보행로봇은 별도의 시각이나 촉각 센서의 도움 없이 계단 등을 성큼성큼 오를 수 있는 로봇이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는 6일 전기 및 전자공학부 명현 교수 연구팀(미래도시 로봇 연구실)이 5월 29일~6월 2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로봇분야 최대 학술대회 '2023 국제 로봇 및 자동화 학술대회(IEE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Robotics and Automation·ICRA)'의 하나로 진행된 '4족로봇 자율보행 경진대회(Quadruped Robot Challenge·QRC)'에서 압도적인 점수 차로 우승을 했다고 밝혔다.

4족보행 로봇 경진대회에서 장애물을 통과하는 KAIST 로봇. KAIST 제공

이번 대회에는 한국(KAIST팀)을 포함한 미국, 홍콩, 이탈리아, 프랑스 등 11개 팀이 참가해 7개 팀이 본선에 진출했고 이어 6개의 팀이 결승전을 치렀다.

KAIST의 Team DreamSTEP는 총 246점을 거둬 60점에 머문 MIT(메사추세츠 공과대)를 4배 이상의 압도적인 점수차로 우승을 거머쥐었다. 2위는 MIT, 3위는 카네기멜론대(CMU)가 차지했다.

KAIST팀은 소형 4족보행 로봇을 사용했으나 가장 빠르게 이동했다.

결승전에서 원격 수동조작을 위주로 한 팀들이 평균 49분의 완주 시간을 기록한 반면 KAIST팀은 자율보행 위주로 41분 52초를 기록했다. 2위 MIT는 원격조작으로 45분 32초이 걸렸다.

KAIST팀은 우승 상금으로 2000만원 상당의 보행로봇을 받았고 300만원의 보조금을 받았다.

보행로봇은 조종자가 조종기를 조작해 로봇을 쉽게 조종할 수 있지만 로봇이 가시거리를 벗어나면 별도의 통신을 통해 수신된 센서 정보를 이용, 로봇의 상태를 사람이 추측하며 조종해야 한다. 하지만 통신 지연이나 두절로 센서정보 취득이 원활하지 못한 경우가 발생할 수 있고 이럴 경우 제어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해 주는 것이 자율보행 기술이다. 자율보행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제어기뿐 아니라 로봇 위치와 주변 환경을 추정하는 기술, 이동경로를 계획하는 기술 개발도 함께 요구된다.

이러한 여러 단위 기술들의 개발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세계적으로도 완성도 높은 자율보행 기술을 확보한 연구팀은 손에 꼽힐 정도다.

KAIST팀은 다양한 환경에서 자율보행을 하기 위해 카메라, 3차원 라이다(LiDAR) 센서, 관성 센서(IMU), 관절 센서로부터 얻은 정보를 융합해 사용했다. 많은 센서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미니컴퓨터 하나에서 정확한 위치 추정뿐 아니라 주변 환경 인지와 경로 계획까지 실시간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로봇 주변의 지형 지도를 작성하는 기술은 고가의 LiDAR 센서에만 의존하지 않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카메라로 대체했다.

이 카메라는 추정된 로봇 위치의 주변 지형 지도를 빈틈없이 매끄럽게 작성하고 이 지도를 활용해 안전한 지형을 스스로 판단해 보행할 수 있도록 적합한 경로를 계획한다. 또 드림워크가 탑재된 로봇이 극복할 수 있는 최대 단차와 로봇의 크기를 고려해 경로를 계획, 로봇이 넘어지는 상황을 최소화 한다.

보행 중 넘어질 때도 스스로 일어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강화학습 기반의 재회복(Fall recovery) 기술도 자체 개발해 탑재했다.

KAIST팀의 명 교수는 “이번 경진대회에서 사용된 제어기인 드림워크뿐 아니라, 로봇 주변의 환경을 인지하고 적절한 경로를 찾을 수 있는 모든 기술을 연구팀이 독자 개발했다"며 "국내 로봇산업 경쟁력을 높이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경진대회에 출전한 로봇 연구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의 로봇산업 핵심기술개발 사업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과제명은 '동적, 비정형 환경에서의 보행 로봇의 자율이동을 위한 이동지능 SW 개발 및 실현장 적용'이다.

4족보행 로봇 경진대회에서 우승한 KAIST의 DreamSTEP팀원들. 오른쪽에서 3번째가 명현 교수다. KAIST 제공

KAIST의 DreamSTEP팀원은 명현 교수(지도교수), 유병호 박사과정(팀장), 이 마데 아스윈 나렌드라(I Made Aswin Nahrendra) 박사과정, 김예은 박사과정, 오민호 박사과정, 마심 케빈 크리스티안센(Marsim Kevin Christiansen) 석박사통합과정, 이현우 박사과정, 이승재 석사과정, 이동규 석사과정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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