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뉴스] '비 내리는' 광화문네거리 스케치

정기홍 기자 승인 2023.06.29 16:17 | 최종 수정 2023.07.08 17:13 의견 0

29일 오후 '비 내리는 광화문'의 분위기입니다.

큰비가 내린다는 예보를 무릅쓰고 한 시간 여 돌았습니다. 맑은 날 왁자지껄, 온갖 시시비비가 교차하는 곳이지만 이날은 참 호젓했네요. 장맛비가 준 선물이었습니다.

서울에 내린 비는 장대비는 아니었고, 꾸준히 내린 우천(雨天)이었습니다.

■ '잿빛 일색'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저편 북한산에 걸린 먹구름. 비 오는 운치도 색달리 좋습니다.

우산을 쓰고 이순신장군 동상 옆을 지나는 시민들. 어두컴컴했던 먹구름이 잠시 자리를 비키면서 북한산 쪽 하늘이 다소 맑아졌습니다.

교보문고의 광화문글판에 걸린 안희연 시인의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시구. 지난 5월 30일 걸었답니다.

글판을 관리하는 교보생명은 "쏜살같이 지나간(무의미하게 느껴질 수 있는) 시간이지만 돌아보면 아름다운 추억이 되고, 매 순간순간은 겹겹이 쌓여 다른 풍경이 되어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다"고 설명했다네요. 글쎄요. 저 시구가 내걸릴만큼 던지는 메시지가 있는 건지는 썩 와닿진 않습니다. 시인 혼자만의 '말놀이'는 아닐진데···.

■광화문네거리 건널목

꾸준히 내리는 빗줄기 속에 건널목을 건너는 우산 행렬. 앞쪽은 종로 쪽입니다.

종로통도 온통 흑빛이네요. 택시가 도로바닥에 고인 빗물을 치면서 지나고 있습니다.

남대문 쪽으로 바라본 정취입니다. 광화문광장 지하도와 이순신장군 동상, 왼쪽 건물은 교보문고입니다.

하늘과 거리, 건물 등 모두가 장마 분위기에 흠뻑 젖어 있습니다.

■호우 때면 쳐다보는 청계천

광화문 인근 청계천 모습. 시민들의 발길이 뚝 끊긴 가운데 출입 통제 관계자가 외로이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평소 청계천을 오르내리던 계단엔 출입통제문이 굳게 잠겨져 있습니다.

■스산한 시청 앞 서울광장

빗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서울광장 잔디도 빗물을 흠뻑 머금었습니다.

시청 건물 앞에 설치된 서울 이태원 참사 분향소에서 학생이 분향 중입니다. 장맛비가 내리는 우중충한 날씨만큼 마음은 무겁습니다.

도로변 얕은 웅덩이에 빗물이 떨어지면서 작은 동그라미를 그렸습니다. 이해관계가 난무 하는 세종로통에 1년 만에 들른 장맛비가 나무라는 듯 동심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달리는 지하철 1호선 차창을 치며 맺힌 빗방울. 63빌딩이 분간이 안 될 정도로 아주 희미합니다. 장맛비 오는 오늘의 서울 모습입니다. 이상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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