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분석②]꼭짓점은 10만? 15만 달러?...ETF에 이어 ETN도 등장

임지연 승인 2024.03.12 10:36 | 최종 수정 2024.03.13 06:41 의견 0

"비트코인 강세론자들(Bitcoin bulls)은 이것(ETN)이 비트코인과 다른 암호화폐에 대한 기관 투자의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로 인해 가격이 긍정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이며, 더 심각한 자금(more serious money)이 시장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11일 사상 최고인 7만2,000달러를 넘어섰다. CNBC홈피 캡쳐

미국의 CNBC방송은 11일(현지 시각) 영국 금융감독청의 ETN(Exchange Traded Note, 상장지수증권) 허용 방침에 대한 시장의 분위기를 이같이 전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7만2,000 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또 다시 경신한 11일 런던증권거래소는 성명을 냈다. "올해 2분기부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암호화폐 상장지수증권(ETN) 상장 신청을 받는다"는 내용이었다.

영국 금융감독청(Financial Conduct Authority)이 이날 미국에서 현물 비트코인 ETF 거래 시작 2개월만에 처음으로, 암호화폐 담보 ETN을 위한 영국 상장시장 부문을 만들어 달라는 공인투자거래소(RIE)의 요청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자, 곧이어 내놓은 것이다.

ETN은 기초자산 수익률을 추종하도록 설계된 파생금융상품으로 증권의 일종이다. 그런 점에서 펀드인 EFT(Exchange Traded Fund, 상장지수펀드)와는 차이가 있고,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더 크다는 평가다.

가령 포트폴리오(과일바구니) 속 주식(과일)을 생각해 보자. ETF는 과일을 담아 놓은 '종합선물세트'로, 개별 과일가격이 오르거나 내리면 선물세트 가격도 상응하는 구조다. 이에 비해 ETN은 구체적 실물이 없이 종합선물세트 가격의 오르내림에 따른 수익 및 손실을 계산해 지급해 주겠다고 약속하는 증권이다.

ETN은 EFT처럼 상장돼 거래되지만, 자산운용사가 발행하는 ETF와 달리 증권사가 만기를 약속하고 발행한다. ETF도 다양한 레버리지 상품과 인버스 상품이 있지만, ETN은 범위가 훨씬 더 넓다. 이들 뿐 아니라 원유 구리 금을 비롯한 원자재, 달러화 엔화 유로화 등 통화 관련 투자 상품으로 다양하다.

이런 배경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최고점을 경신한 건, 비트코인 현물 ETF에 투자금이 몰리고 있고, 4월 반감기를 앞두고 있기 때문만이 아니라 영국 금융당국의 ETN 허용 방침도 큰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참고로 지난 1월 10일 미국이 11개 비트코인 ETF의 상장을 승인한 후 지난 5일 현물 ETF 하루 거래량은 100억 달러(한화 약 13조3,000억원)를 넘어 최대를 기록했다.

비트코인 등장 이후 최근까지의 가격 추이. 코인마켓캡 홈피 캡쳐

그렇다면 비트코인은 어디까지 오를까. 꼭짓점은 과연 어디일까?

가격 예측은 신의 영역이라고 한다. 하지만 15년간 이어져온 비트코인의 역사를 볼 때 네번째 맞는 이번 반감기가 과연 과거 반감기와 동일한 패턴을 보일지 여부가 큰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반감기는 4년마다 오는 것으로, 비트코인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기 때문에 공급이 역시 감소해 가격이 일시적으로 급등한다.

2012년(2012.11.28~2013.11.30, 9417%)에는 90배 이상, 2016년(2016.07.10~2017.12.17,2931%) 약 30배 급등했고, 2020년(202.05.10~2021.11.10, 682%)에는 6배 이상 올랐다.

그런데 문제는 그동안 한결같이 최고점 기록 이후 한 두달 내 50% 이상 빠지는 양상도 보였다는 점이다.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네번째 반감기도 이렇게 급등했다가 확 빠질것이라는 일각의 우려가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과거 세차례 반감기와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더 우세하다.

올초 승인된 비트코인 현물 ETF로 인해 가상자산 시장 자체가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이다.

미국과 영국의 제도권 상품으로 편입됐거나, 편입이 예정되면서 블랙록, 피델리티 등 거대 자산 운용사들이 시장에 진입해 가격 급등락의 완충 역할을 하며 막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올해 들어서만 가격이 68% 가량 뛰었다. 차트 분석 결과, 7만 2,000달러를 넘어선 비트코인의 다음 저항선은 7만 6,000달러가 될 것이라고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는 내다봤다.

연내 10만 달러, 15만 달러 돌파 전망도 쏟아지고 있다. 톰리 펀드스트랫 공동 창업자는 단기적으로 8만2,000달러, 연말까지 15만 달러까지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더욱이 과거 반감기 때마다 널뛰기 고변동성을 보였던 것과는 달리, 계단식 상승추이를 보이거나, 하락해도 기술적 조정에 그칠 것이라는 주장이 적지 않다.

공급 이슈인 반감기가 올들어 수요 확대를 촉발한 ETF와 맞아떨어지면서 투자 심리를 계속 끌어올릴 것이라는 낙관적 분석이다.

이런 우상향의 대세가 이어지면서 2030년까지 150만 달러(약 20억원)에 도달할 것이라고 미국의 자산운용사 아크인베스트먼트 설립자인 캐시 우드는 최근 주장했다.

비트코인이 금보다 더 가치 있는 자산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는 많은 투자가들이 동의한다.

하지만, 섣부른 가격 예측은 자제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더욱이 JP모건체이스는 4월 이후 4만 2,000달러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한편 이더리움 상승세도 무섭다. 5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이더리움 상장지수펀드(ETF)를 허용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더리움은 11일 4,000달러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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