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온 초전도체 물질 'LK-99'의 검증위 "마이스너 효과와 달라…초전도체 입증엔 부족"

퀀텀에너지연구소에 검증 샘플 요청
논문 심사 후인 2~4주 후 제공 답변 받아

정기홍 기자 승인 2023.08.03 18:40 의견 0

최근 국내 연구진이 상온 초전도체라고 주장한 물질 ‘LK-99’이 상온 초전도체가 아닐 수 있다는 국내 전문가 그룹의 주장이 제기됐다.

국내 초전도체 전문가들이 회원으로 있는 한국초전도저온학회 'LK-99' 검증위원회는 최근 국내 한 연구소에서 상온 초전도체라고 주장한 물질인 'LK-99'를 상온 초전도체라고 입증하기엔 부족하다고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이런 결론을 내린 것은 "LK-99와 관련한 영상과 논문에서는 초전도체의 특징인 '마이스너 효과'와 다른 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검증위는 "초전도 현상은 특정 물질에 전기 저항이 없어지고 내부 자기장을 밀어내는 '마이스너 효과'를 보이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즉 마이스너 효과가 나타나면 초전도체가 자기장을 밀어내 공중에 뜬다. 초전도체는 전기 저항이 거의 0이 돼 송전을 할 때 전력 손실을 거의 없앨 수 있는 물질로 현재는 초저온이나 초고압 환경에서만 구현 가능하다.

그런데 퀀텀에너지연구소가 지난 3월 공개한 영상에서 나오는 'LK-99'를 매달아 두고 자석을 가져다 대면 나오는 반발 모습은 구리와 같은 초전도체가 아닌 물질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퀀텀에너지연구소가 개발했다는 상온 상압 초전도체 모습. 김현탁 박사 제공

또 "초전도체가 공중에 부양된 채 고정되려면 마이스너 효과와 함께 초전도체가 자석 위 특정 위치에 머무른 채 고정되는 '자기 선속 고정(플럭스 피닝)' 효과가 나타나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자석 위에 떠 있는 'LK-99'의 영상은 일부가 항상 자석에 붙어있고 움직인 후 진동하는 모습을 보여 자기 선속 고정 효과와는 거리가 멀다고 보았다.

검증위는 "논문에서는 완벽한 샘플이 아니라 일부만 공중부양한다고 주장하지만 자석과 샘플 사이 인력이 작용하는 부분이 있어 상대적 반발력으로 샘플이 자석에서 멀어져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며 "정확한 마이스너 효과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검증위는 "논문의 데이터도 일반적 초전도체 그래프와 다르다"고 주장했다.

저항 그래프에서는 임계온도 부근에서 금속의 온도-저항 그래프 형태를 따르고, 자화율 도 일반 초전도체는 임계온도에서 0으로 돌아오지만 이 물질은 음의 수치를 보인다는 것이다.

검증위는 "자화율 변화 그래프는 반자성만을 보여주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초전도체가 아니어도 반자성 특성을 가진 물질은 많이 있다"고 밝혔다.

검증위는 검증을 위해 초전도체의 두 가지 특성인 '저항이 0인 현상'과 '완전반자성 특징'을 검증하기 위해 샘플의 자화율과 저항을 측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검증위는 "자화율은 SQUID라는 초전도센서를 사용한 자화율측정시스템으로 정밀 측정이 가능하며 샘플만 제공되면 오래 걸리는 일은 아니다"며 "다만 검증을 위해서는 여러 번의 재현 실험과 교차 검증이 필요해 어떤 변수를 어느 범위에서 측정할지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검증위는 이 물질을 만든 퀀텀에너지연구소에 검증을 위한 샘플을 달라고 요청했지만, 투고한 논문이 심사 중이어서 심사가 끝나는 2~4주 후 받을 수 있다는 답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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