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R&D 예산 관련 "카르텔 요소 있어 예산 삭감 불가피"

정기홍 기자 승인 2023.09.07 20:30 | 최종 수정 2023.09.07 20:55 의견 0

주영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7일 연구개발(R&D) 예산 삭감과 관련해 “이권 카르텔적 요소가 있었다는 것이 사실”이라며 내년도 R&D 예산안 감축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주 본부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대회의실에서 열린 미디어 데이에서 “중소기업을 대신해 (사업 계획서 등을) 써주는 컨설팅 회사가 있었다든가, 능력이 없는 중소기업에서 그것들로 생존했었다는 사례가 있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주영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 과기정통부 제공

기획재정부는 내년도 정부의 R&D 예산안을 올해 31조 1천억 원보다 16.6% 줄어든 29조 5천억 원으로 편성했다.

주 본부장은 이에 대해 "일반 재정사업으로 재분류 된 1조 8천억 원을 고려하면 실제 R&D 분야 감축 규모는 10.9%"이며 "지난해 발표된 올해 예산안에서 산업·중기 분야는 18%, SOC(사회간접자본)는 10.2%, 문화 분야는 6.5% 감소돼 구조조정이 이미 이뤄졌다. R&D 분야의 구조조정은 올해(내년 예산안) 이뤄진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취임 초 ‘코리언 R&D 패러독스(역설)’라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R&D에 들어가는 돈에 비해 성과가 적다는 것을 사람들이 비판한 것”이라며 R&D 혁신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지난 8월 24일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 스카이홀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정부출연연구기관 간담회' 모습. 과기정통부 제공

주 본부장은 "이번 예산안에서 ‘중소기업 뿌려주기식’ 보조금성 R&D가 많이 줄었다. 생존 능력이 없는 중소기업, 좀비 기업을 계속 유지시키는 것은 맞지 않다"며 "건전한 중소기업 생태계를 위해서도 그런 기업은 도태시키고 건전한 기업들이 더 갈 수 있도록 자원을 배분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기초 연구 예산안이 6.2% 준 것과 관련해서는 “기초연구 예산이 지난 5년 동안 두 배 증가했는데 거기서 6.5% 감액된 것이 기초연구에 피해를 줄 정도는 아니지 않은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예산 감축으로 인해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에서 그만두는 박사후 과정(포닥) 연구원이 있다는 지적에 "'포닥'의 정의 자체가 임시직이다. 예산이 증가한 전략기술 분야 포닥은 늘어날 것이고, 한 분의 사례로 보기보다는 거시적 관점에서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주 본부장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4대 과기원에서 예산 부족으로 연구실 학생을 받지 못하거나 휴학을 권유하는 사례가 있다는 질문에도 "학사 관련 사업비는 전혀 줄지 않았고 연구비 9% 삭감분은 그동안 증가했던 부분을 고려하면 운영에 어려움이 있을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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