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총선 직후인 13일 와우멤버십 4990원→7890원···중국 알리·테무와의 '전쟁 실탄' 회원에 떠넘겨

기존 회원은 8월부터···플랫폼 기업의 ‘시장 장악 뒤 가격 인상’ 전형적 전략

정기홍 승인 2024.04.13 23:15 | 최종 수정 2024.04.13 23:16 의견 0

1400만 유료 회원을 보유한 쿠팡이 2년 4개월 만에 와우멤버십 월 회비를 58% 인상하기로 했다. 총선이 끝나자마자 일다렸다는 듯이 13일부터 적용했다.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의 공세가 격화하자 본격적인 전쟁 대비를 위한 ‘실탄’ 장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저가 공세로 먼저 시장을 장악한 뒤 가격을 인상하는 플랫폼 기업의 전형적인 전략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쿠팡은 13일 유료 멤버십인 와우멤버십 월 회비를 현재 4990원에서 7890원으로 58.1% 인상했다. 신규 회원은 13일부터 바로 적용되고 기존 회원은 오는 8월 결제일부터 적용된다.

쿠팡의 멤버십 회비 인상은 2021년 12월 2900원에서 4990원으로 72.1% 올린 이후 2년4개월 만이다.

이번 인상으로 쿠팡 유료 멤버십 수익은 연 8388억 원에서 1조 3260억 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쿠팡 와우멤버십 회원은 약 1400만명에 이른다.

쿠팡은 "당일 배송인 로켓배송 무료, 무료 반품, 로켓프레시 새벽 배송, 로켓 직구 무료배송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쿠팡플레이 이용, 최근 추가된 쿠팡이츠 무료 배달 등 각종 서비스 비용을 합치면 7890원으로 가격을 올려도 ‘가성비’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넷플릭스·티빙(월 1만 7천 원), 유튜브 프리미엄(1만 4900원), 디즈니플러스(1만 3900원) 등에 견줘 절반 가격에 OTT를 이용을 포함해 10개 이상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며 “멤버십 비회원 대비 회원의 연평균 비용 절약액은 회비를 제외하고도 87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쿠팡의 이번 회비 인상이 초저가 공세를 펼치는 알리·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와의 경쟁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한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알리는 향후 10년은 적자를 감수하고 한국 시장에 뛰어든 것으로 안다. 쿠팡으로서는 지금까지 쏟아부은 인프라 구축 등 대규모 비용을 뽑기 전에 알리 등 강력한 경쟁자의 초저가 도전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알리는 향후 3년간 국내 물류센터 건립 등에 1조 5천억 원 투자 계획을 밝혔다.

쿠팡의 지난해 매출은 31조 원, 영업이익 6174억 원으로 업계 진출 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흑자 기록을 썼다. 다만 영업이익률은 1.9%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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