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의 한 식당 젊은 사장과 이 지역구 의원이 합작한 '바이럴 마케팅' 효과가 온라인에서 화제다.
이 식당은 서울 마포에서 '재명이네' 이름으로 비빔낙지칼국수 식당을 운영하는 소상공인이었다.
이 제안을 한 사람은 14일 "지난 11일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스레드에 올린 글이 왜곡되고 있다는 걸 알리기 위해 메일을 보냈다"고 전했다. 그는 조 의원의 글이 SNS 올라온 뒤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건 오해에서 비롯됐다는 설명이었다.
논란이 된 건 조 의원이 지난 11일 자신의 스레드 계정에 올린 글이었다.
조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마포구에 있는 '재명이네'란 식당 사진과 함께 "우리 지역구에 이거 뭐냐? 싸우자는 거?"라는 글을 올렸다. 조 의원은 자신의 글 아래에 "그런데 맛있네"라며 댓글을 달았다.
온라인에선 조 의원이 평소 이재명 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판해 오던 것과 연결했다.
네티즌들은 "지역구 주민의 식당 이름이 대통령 이름과 같다고 좌표를 찍는 국회의원", "본인 지역구 자영업자와 싸우자는 게 국회의원인가", "전국에 이름이 재명인 사람이 한둘이냐", "나 같은 자유우파들 속 썩으라고 일부러 이러는 거냐"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에 반전이 있었다.
조 의원의 SNS 글은 이 식당 사장이 조 의원에게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식당 사장은 "우연히 지역구 의원인 조정훈 의원을 만나게 됐고 제가 먼저 '혹시 의원의 SNS에 저희 매장을 소개해 주실 수 있겠느냐'고 부탁드렸다"며 "매출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에서였다"고 했다.
조 의원은 지역구 소상공인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식당 사장은 "의원께서 흔쾌히 수락해 주셨고 게시 내용 역시 사전에 상의해 올린 것이었다"며 "불필요한 오해가 확산되지 않기를 바란다. 다행히 소개 이후 손님이 많이 찾아주셔서 매출도 꽤 올랐다"고 말했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지역구 소상공인들을 돕기 위해 해당 매장을 소개하는 영상. /사진=조정훈 의원 인스타그램
조 의원실에도 해당 사실을 확인했다.
조 의원실은 "식당 사장님이 젊은 분이라 UFC 컨셉트로 가자고 제안해 다소 유쾌하게 영상을 촬영했다. 폭우로 피해가 극심한 상황에 올리는 건 부적절하다는 판단에 현재까지 해당 영상을 올리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의원이 SNS에 '싸우자'는 표현을 사용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온라인에 오해가 불거진 것도 촬영한 영상을 올리지 않은 채 SNS에 사진과 글만 올리면서 불거진 것으로 보인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재명이네'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 식당을 홍보하는 영상을 찍었다. 영상은 아직 온라인에 공개되지 않았다. /사진=조정훈 의원실 제공
그 동안 조 의원 측은 마포 상권을 살리기 위해 지역 소상공인들을 찾아 영상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대신 홍보하는 역할을 해 줬다.
현재 조 의원의 인스타그램과 스레드 등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새벽 4시부터 식당에 나와 딸이나 손주 같은 손님들을 위해 음식을 준비하는 칼국수 사장님의 잔잔한 인터뷰, 블랙핑크 최신곡 '뛰어'의 노래에 맞춰 격하게 헤드뱅잉을 하는 지역 빵집 등 형태도, 내용도 다양한 영상들이 올라와 있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지역구 소상공인들을 돕기 위해 해당 매장을 소개하는 영상. /사진=조정훈 의원 인스타그램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지역구 소상공인들을 돕기 위해 해당 매장을 소개하는 영상. /사진=조정훈 의원 인스타그램
조 의원은 "지역 상권을 살리려고 노력한 건데 괜한 논란을 일으켜서 죄송할 따름"이라며 "정치인이 욕 먹는 건 당연한 거라 괜찮은데 사장님이 피해가지 않을까 걱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행히 기사가 나간 날 전화를 걸었더니 당일 오전 재료가 소진이 됐다. 잘 되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