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행정전산망 '먹통 사태' 의문점이 풀리지 않는다

정기홍 기자 승인 2023.11.20 23:36 | 최종 수정 2023.11.21 01:53 의견 0

지난 17일 발생한 정부 행정전산망 올스톱 사태는 납득하기 힘든 의문점이 많이 드러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으로 자랑하던 행정전산 시스템으로 자평했기에 더 그렇다.

SI(시스템 통합) 전문가 등 IT 전문가들에 따르면 ▲정부 행정전산망 운영체계(OS) 업데이트 작업을 왜 민원 업무가 많은 평일에 했는지 ▲고장에 대비해 설치한 대체 장비는 왜 작동하지 않았는지 등 한 두가지가 아니다.

문제가 시작된 네트워크 장비는 기술적으로 인정 받는 미국산 'L4 스위치'다. 데이터 흐름을 분산시켜 처리 속도를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행정안전부는 이 장비의 OS를 업데이트 하다가 문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왜 문제가 생겼는지는 아직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이 장비는 행안부 산하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서 수십 대를 운용하고 있다.

일부 IT전문가는 "지자체 행정망인 새올지방행정정보시스템은 200억 원대 중소업체가 운영하고 있다"며 "업데이트 작업 중 실수일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또한 국가전산망의 고장에 대비한 대체 장비가 있었지만 이마저도 문제를 일으켜 무용지물이 됐다. 행안부는 대체 장비가 역할을 하지 못한 이유도 설명을 못하고 있다.

프로그램 업데이트를 이용자가 적은 주말이나 새벽이 아닌 업무 시간에 한 점도 해명이 석연찮다. 행안부는 "규모가 작은 업데이트는 평일에도 한다고 해명했지만 앞선 전산망 먹통 사고 등에서 보듯 만에 하나의 실수를 염두에 둿으면 할 수 없는 말이다..

이런 이유들로 국가 행정전산망 유지·관리를 대기업은 배제한 채 중소업체에만 맡기게 한 현행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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