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승역이 한 눈에'…서울 지하철 노선도, 40년 만에 바뀐다

정기홍 기자 승인 2023.12.25 17:12 | 최종 수정 2023.12.25 17:44 의견 0

서울시가 40년 만에 바꾸려는 지하철 노선도의 최종 디자인을 25일 공개했다.

앞서 시는 지난 9월 개최한 ‘지하철 노선도 디자인 공청회’에서 2호선 원형·다이어그램 방식 적용, 표기 요소 등을 놓고 시민과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했다.

새 노선도의 특징은 2호선을 원형으로 중간에 놓았고 수평·수직·45도 대각선만 허용하는 스타일(8선형·octoliner)을 도입했다. 8선형은 국제표준으로, 영국인 헨리 벡이 1930년대 개발한 도식화 방식이다. 깔끔하고 역 간 관계가 뚜렷해 목적지를 찾기 편리하다.

기존 지하철 노선도는 1980년대부터 쓰이던 형태를 유지한 채 노선만 추가되면서 여러 형태로 혼용돼 추가 확장 노선을 적용하기 어려웠다.

이에 따라 ▲노선 위치를 알기 어려운 여러 각도의 다선형 형태 ▲일반역과 구분이 쉽지 않은 환승역 표기 ▲공항·강·바다 등 지리적 위치 인지 부족 ▲역 번호 표기 부재 등 이용객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새 노선도는 ▲시인성을 개선해 신호등 방식의 환승역 표기 ▲위치 이해도를 높이는 지리정보 표기 ▲노선 간의 구분이 쉬운 색상 및 패턴의 적용 등이 특징이다.

시는 "새 노선도가 기존 노선도에 비해 역을 찾는 시간이 최대 55%, 환승역 길 찾는 시간은 최대 69% 단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특히 색약자, 시각약자 등 색각 이상자도 쉽게 구분 가능한 색상의 명도와 채도를 달리하고, 색상이 비슷한 경우엔 패턴을 채택했다. 테스트에 참여한 한 적록색약자는 “환승 구간에서 만나는 호선을 구분하기 쉬웠다”고 말했다.

시는 공공·민간 시설에서 활용 가능하도록 다음 달까지 ‘서울 지하철 노선도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시 누리집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가이드라인에는 전체·영문 노선도의 라인, 색상, 역 마크, 역명 등 표기 기준이 담긴다.

새 노선도는 내년 1월 말 지하철 5·9호선 여의도역 스크린도어(안전문)에 투명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이용해 시범 설치된다. 투명 OLED에는 단일 노선도, 다국어 표기를 함께 적용한다.

최인규 서울시 디자인정책관은 “새 노선도는 시각 약자와 외국인 등 모두를 배려한 디자인으로 지하철을 더욱 편하게 이용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서울 지하철 노선도를 브랜드화해 다양한 홍보와 연계해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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