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주도권 넘본다'...한국생성AI파운데이션 '시동'

6월28일 경기 화성시 KAIST-동탄 사이언스 허브에서 발대식 겸 포럼 행사
스타트업 대표 등 100여 명 참석, 생성AI 글로벌 경쟁력 &주도권 확보 다짐
때론 작은 축제 같은, 때론 비장한 출정식 같은 분위기, 발대식 현장에 가득
"미래의 게임체인저로 등장한 생성AI의 국내 발전 지원 '플랫폼' 자리매김"

장정민기자 승인 2023.06.29 16:32 | 최종 수정 2023.06.29 23:47 의견 0

6월 28일 경기 화성시 KAIST-동탄 사이언스 허브에서 열린 한국생성AI파운데이션(KGAF) 발대식 겸 포럼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힘찬 출발을 다짐하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 28일 오후 3시30분 경기 화성시 KAIST-동탄 사이언스 허브.

지하 3층의 드넓은 공간 한가운데 간지나는(?) 카페처럼 심플하면서도 아담하게 꾸며놓은 자리에 민간 스타트업 대표들, KAIST 및 지자체 산업 관련 담당자들, 의료계 핵심 인사들이 '작지만 의미 있는' 행사를 위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서로 안면을 트고 인사를 건네며 천군만마의 동지라도 얻은듯 반가워했고, 이 정도면 우리도 한번 해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깃드는 표정들이 역력했다. '처음은 미약했으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는 걸 마치 모두가 믿는 것처럼.

그도 그럴 것이 참석자들에게 지난 6개월은 한마디로 심란한 시간이었다. 경악과 열광을 넘어 두려움까지 일게 했던, 지난해 11월 미국 오픈AI사(社)가 내놓은 챗GPT 때문이다.

멀리 거슬러 갈 것도 없이 지난 50여 년간 PC, 인터넷, 스마트폰에 이어 또 한번의 거대한 변화, 아니 어쩌면 그 이상의 괴물 같은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음이 분명해지고 있고, 그 주도권을 잡기 위해 미국의 빅테크들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숨 가쁜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데, '정작 IT 강국이라는 우리는 뭐하고 있나', '이대로 무력하게 손 놓고 있어도 하나' 하는 안타까움을 떨칠 수 없었던 탓이다.

골방에서, 연구실에서, 회사에서, 카페에서, 각자 자신만의 영역에서, 걱정스럽게 바라보며 뭔가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드디어 이날 광장에서 함께 만났으니 그 기쁨이란 형언하기 어려운 게 당연하리라.

맹준희 KAIST-동탄 사이언스 허브 소장이 6월 28일 한국생성AI파운데이션 발대식 겸 포럼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서두가 다소 길었지만, 국내에서도 처음으로 미래의 '게임체인저'로 등장한 생성AI 산업의 생태계를 대규모로 구축, 글로벌 경쟁에 나서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생성AI파운데이션(KGAF, The Korea Gen AI Foundation) 설립 추진이 그것이다.

KGAF(조직위원장 송세경 KAIST 전기 전자공학부 산학협력중점 교수)는 이날 KAIST-동탄 사이언스 허브에서 KGAF(The Korea Gen AI Foundation) 설립을 위한 발대식 및 포럼’ 행사를 열었다.

미디어를 통해 널리 알리지 않고 카톡방을 통해 알음알음 전파만 했는데도, 생성AI 가치사슬의 각 분야를 대표하는, 내로라하는 업체 관계자 등 100명 가까이 모였다.

때론 신나는 작은 축제 같은, 때론 생사를 건 전장에 나서는 출정식 같은 분위기가 묘하게 어우러진 발대식은 이렇게 시작됐다.

송세경 한국생성AI파운데이션(KGAF) 조직위원장이 29일 경기 화성시 KAIST-동탄 사이언스 허브에서 열린 KGAF 발대식 겸 포럼 행사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KGAF의 중심은 민간 스타트업이다. 이들이 주도가 돼 국내 생성AI산업의 광범위한 생태계를 만들어 글로벌 경쟁력과 주도권을 확보하는 게 핵심 목표다.

이들 위해 정부-산업계-연구소 지자체 간 튼튼한 네트워크 구축 및 협력 플랫폼으로 우선 자리매김하는 것이 절실하다. KGAF를 서둘러 결성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사실 이날 발대식에 앞서 여러 준비작업이 있었다.

KGAF는 생성AI 산업화에 글로벌 기술 경쟁력이 있는 스타트업들과 국내 최고 전문가 리더들을 중심으로 생성AI 산업 가치사슬(반도체, 클라우드, 생성AI 모델, 응용 서비스)별 강력한 워킹그룹을 먼저 구성했다.

이 워킹그룹이 기둥 역할을 하면서 시장 요구 및 수요 상황을 파악해 잠재 타깃 시장에 집중하고, 사용자 만족을 위한 신속한 필드 실증 작업을 통해 완성도를 높여나가기로 했다.

이 같은 접근 방법은 가장 경쟁력이 있다는 이른바 '실리콘밸리식' 스타트업 성장 전략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이는 KGAF 파운데이션 결성이 완료되면 이후 활동 철학이 될 것이다.

조직위원회 측은 KGAF의 성공은 워킹그룹 리더들의 글로벌시장을 지향하는 활동의 내용 및 결과에 달려있는 만큼, 글로벌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리더들로 막강한 워킹그룹 구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분명한 성과도 나타났다. 반도체는 김주영 대표(㈜하이퍼엑셀, KAIST 전기 전자공학부 교수), 클라우드는 정재웅 대표(㈜아토리서치), 미들웨어는 신정규 대표(래블업㈜), 응용 서비스는 이요한 교수(보라매 병원), 신현미 대표(㈜마인드로), 맹준희 소장(KAIST-동탄사이언스 허브)와 임형주 변호사(법무법인 율촌) 등으로 짜여졌다.

앞으로 순차적으로 출중한 리더들을 추가해 영입해 나갈 예정이다.

KGAF는 한국을 대표하는 구루들로 자문단도 구성했다.

국가 산업 기획 및 투자는 이창한 전(前) 부회장(한국반도체산업협회), 반도체는 유회준 교수(KAIST AI반도체대학원 원장), AI는 장병탁 교수(서울대학교 AI 연구원원장), 의료 및 헬스는 이재협 원장(서울대학교 서울시 보라매 병원), 법과 윤리는 윤세리 명예대표변호사(법무법인 율촌), 문화 예술은 이병주 회장(플래닝 코리아)이 맡는다.

이날 발대식은 흥분과 기대, 서로에 대한 응원과 격려, 다짐이 이어지는 가운데 3시간 넘게 진행됐다.

챗GPT가 촉발한 생성 AI에 대한 세상의 관심 덕분인지, KGAF 출범을 이끌고 있는 KAIST 관계자를 비롯, 국내 스타트업과 보라매 병원 관계자들은 물론이고, 경기 화성시, 성남시, 용인시, 전남도 등 지자체 관계자도 모습을 드러냈다.

분야별 자문위원단으로 위촉된 이창한 전(前) 부회장, 이재협 원장, 윤세리명예 대표변호사, 이병주 회장도 자리를 함께 했다.

행사는 4 세션으로 채워졌다. ‘모두를 위한 생성AI 생태계 구심점, KGAF 발대식(세션 1부)’ 글로벌 생성AI 가치창출의 구심점, 한국생성AI파운데이션(KGAF)에 이어 워킹그룹 리더들의 역량을 소개하는 ‘생성AI 생태계 구축 비전과 전략’(세션 2부), 우수 스타트업 데모 발표가 이뤄진 ‘생성AI 데모 및 산업진흥 기여 방안’(세션 3부), 참가자 소개 및 네트워킹(세션 4부) 순이었다.

6월 28일 경기 화성시 KAIST-동탄 사이언스 허브에서 열린 한국생성AI파운데이션(KGAF) 발대식에서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송세경 위원장은 <KGAF 비전과 목표 ‘모두를 위한 생성AI 생태계’>를 주제로 한 기조 발제를 통해 그동안의 진행 경과와 KGAF 결성의 시급성, 향후 비전 등을 설명했다.

키워드는 기존 협회들과의 차별화, 철저한 글로벌 & 시장경제 마인드, 확실한 수요 목적 기반 팀 중심 운영이었다.

그는 “생성 AI의 등장은 경제, 산업, 교육, 의료, 윤리 등 모든 분야의 기존 경계를 파괴하고,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변화를 촉발시키는, 인류사에 전무후무한 딥 임팩트로 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오픈AI)의 투자와 사업 전환 속도는 스타트업들보다 더 빠르고 과감하게 이뤄지고 있고, 이미 미국 중심 수직계열화가 고착화되고 있는데다, 생성AI API활용한 유니콘 기업들(제스퍼, 스테빌리티 AI, 코히어)의 탄생도 속출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국내 생성AI 시장 형성은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송 위원장은 “생성AI 기반 모델과 컴퓨팅 HW-SW-API 인프라가 글로벌 생성AI 가치 창출의 구심점인데도, 우리는 파편화된 채, 각자도생 하며 생성AI 골드러시 시대를 눈뜨고 바라만 봐야 하는 안타까운 실정이었다”며 “이런 위기 상황에 공감하는 민간 스타트업들과 손잡고 KGAF를 출범시켜 각계 전문들과 포럼, 간담회를 추진되게 됐다”고 KGAF 설립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KGAF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Y-Combinator’와 ‘Plug and Play’, 생성AI 스타트업 플랫폼 역할을 하는 샘 알트만 CEO의 OpenAI를 벤치마킹했다”면서 “KGAF의 비전과 목표는 생성 AI K-플랫폼을 통해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도약 및 유니콘기업 탄생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조 발제에 이어 개인 일정상 온라인으로 참여한 KAIST 신진우 석좌교수(KAIST 전기 전자공학부, AI 대학원)의 ‘chatGPT and Beyond’ 특별 발표는 GPT 다음 AI기술 비전에 대한 딥 인사이트를 보여줘 공감을 자아냈다. 그는 "AI가 이제 언어를 이해하게 된 만큼, 언어 중심 모델을 장착한 생성AI가 다양한 분야에서 더욱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션 2부 첫번째 발표에서 김주영 대표((주)하이퍼엑셀)는 ‘모두를 위한 생성 AI 플랫폼의 시대를 열다!! 생성AI 가속기 어플라이언스 HA-Orion’ 를 소개했다. 그는 지금 세상에서 가장 잘 나가는 기업 중의 하나인 엔비디아의 GPU 없이, 그 것보다 더 우수한 생성 AI 추론 성능을 보이는 생성 AI 가속기 서버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소개하고 직접 시연까지 보여줘, 참석자들을 놀라게 했다.

6월 28일 경기 화성시 KAIST-동탄 사이언스 허브에서 열린 한국생성AI파운데이션(KGAF) 발대식에서 김주영(오른쪽 마이크 잡은 이) (주)하이퍼엑셀 대표가 미국 엔비디아의 GPU 없이도 더 우수한 생성 AI 추론 성능을 보이는 생성 AI 가속기 서버 'HA-Orion’을 소개하고 시연을 해 보이고 있다.


정재웅 대표((주)아토리서치)를 대신해 참석한 이 회사 성병학 기술연구소 상무는 ‘생성AI 데이터센터, 스마트시티형 AI 데이터 센터’ 발표를 통해 생성 AI를 활용한 스마트시티 데이터센터 청사진을 소개했다.

신정규 (주)래블업 대표는 ‘생성AI 미들웨어 솔루션’ 발표에서 반도체 컴퓨팅에서 사용자 생성AI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미들웨어 솔루션을 공개했다.

업력 9년차로 삼성, LG, 한국은행 등을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다는 그는 자사의 인공지능 연구개발 플랫폼 '백엔드에이아이(Backend. AI)'를 통해 누구나 시간과 비용의 제약 없이 인공지능을 만들고 효과적으로 관리 또는 서비스할 수 있다고 밝혀 큰 박수를 받았다.

신정규 (주)래블업 대표가 6월 28일 경기 화성시에서 열린 한국생성AI파운데이션 발대식 겸 포럼 행사에서 ‘생성AI 미들웨어 솔루션’ 을 공개하고 있다.


이요한 교수(서울대학교 보라매병원)는 ‘생성AI 의료 헬스’ 발표에서 "보라매병원에서 도입 중인 생성AI 기술이 환자의 실시간 중요 상태 파악에 시간, 비용을 줄여준다"면서, 의료사고 예방과 함께 새로운 시각도 제시해 의사의 진료에 훌륭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AI 기술이 장기적으로 자동 의무기록 작성, 미발견 질환 예측, 새로운 치료법 제시, 환자 데이터 생성 등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요한 교수(서울대학교 보라매병원)가 6월 28일 경기 화성에서 열린 한국생성AI파운데이션 발대식 겸 포럼 행사에서 ‘생성AI 의료 헬스’를 주제로 발표하면서 생성AI가 의사의 진료 뿐 아니라 병원 행정 혁신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세션 3부에서는 김인희 교수(KAIST 모빌리티 대학원)는 온라인으로 참여, ‘생성AI 모빌리티혁명, 생성AI 기반 KAIST 모빌리티 메타버스’를 실감나게 소개했다.

김나율 대표((주)클라카)는 ‘생성AI SW혁명, 생성AI 거대 모델 경량화’를 발표하고, 현장에서 직접 시연을 해 보였다.

그는 지난 2년간 틀어박혀 노력한 끝에 솔루션 개발에 성공했다며 자사 제품은 AI 하드웨어의 경량화를 통해 성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비용은 무려 기존의 20% 수준까지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나율 클리카 공동 대표가 6월28일 경기 화성시에서 열린 한국생성AI파운데이션 발대식에서 자사의 인공지능 자동 경량화 솔루션 '클리카'에 대해 시연을 해보이고 있다.


강남우 대표((주)나니아랩스)는 대한민국 제조강국을 뒷받침할 수 있는, ‘생성AI 제조혁명, 생성AI 기반 제품 설계 및 디자인’을 소개했다.

이와 함께 채수응 대표((주)아리아스튜디오)는 온라인으로 ‘생성AI 영상 혁명, 생성AI 비주얼 영상 프로덕션’을 각각 흥미롭게 알렸다.

강남우 (주)나니아랩스 대표가 6월 28일 경기 화성시에서 열린 한국생성AI파운데이션 발대식 겸 포럼 행사에서 '생성AI 기반 제품 설계 및 디자인’을 주제로 자사의 주력제품아슬란 엔지니어(Aslan Engineer)와 아슬란 디자이너(Aslan Designer)의 특징과 주요 기능을 소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신현미 (주)마인드로 대표는 ‘생성AI 로봇혁명, 생성 AI 감성 다이얼로그 멀티 모달 인터엑션’을 주제로 꼬마 로봇 등과의 대화를 시범 보이면서 챗GPT등 혁신적 기술 발전이 이뤄지고 있지만, 이런 것들이 최종 소비자들에게 서비스로 전달 되려면 넘어야 할 허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신현미 (주)마인드로 대표가 28일 경기 화성시에서 열린 한국생성AI파운데이션 발대식 겸 포럼 행사에서 ‘생성AI 로봇혁명, 생성 AI 감성 다이얼로그 멀티 모달 인터액션’을 주제로 꼬마 로봇과의 대화를 직접 시연해 보이고 있다.

참석자들은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생성 AI 신사업을 들고 나온 스타트업 대표들에게 국내 시장에서 검증을 받고 투자를 받아 글로벌 진출의 발판이 마련되기를 희망하며 큰 성원을 보냈다.

행사가 끝나고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모든 발표가 글로벌 톱 수준이어서 감동 받았다."

"정말 많이 배우고 자극 받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만나뵈어서 즐거웠고, 앞으로 더 재미있는 일을 해보겠다."

이런 가운데 KGAF의 성공적 출범과 발전을 위해 어떤 역할이라도 기꺼이 하겠다는 의지만은 참석자 모두가 한결 같았다.

KGAF는 생성AI 밸류체인(반도체-클라우드-생성AI 모델-응용서비스) 워킹그룹 리더를 중심으로 격주 비대면 모임, 대면 정기 모임, 수요니즈 공청회 등 다양한 형식의 만남을 통해 시장 수요를 파악하고 수요기반 공급방안을 만들어 가기로 했다.

KGAF는 이와 함께 생성 AI ShowCase와 R&D 센터 오픈식, KGAF 컨퍼런스를 통해 회원들의 자발적, 창의적 활동을 한데 모으면서 한국 생성 AI산업 발전과 스타트업 글로벌 도약의 구심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갈 방침이다.

한편 KAIST-동탄 사이언스 허브는 생성AI 가속 서버, 응용서비스 ShowCase와 교육장을 금년 내 구축하고 본격적인 생성AI 전문 인재양성과 산학지자체 교류를 시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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