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경복궁 담벼락 낙서 10대 용의자 두 명 경기 수원서 사흘 만에 검거...이유를 들어보니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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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9 22:26 | 최종 수정 2023.12.20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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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경복궁 담벼락에 스프레이로 낙서한 남녀 용의자가 19일 붙잡혔다. 낙서 테러 후 도주한 지 사흘 만이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이날 “지난 16일 발생한 경복궁 영추문 등 3곳의 낙서 사건과 관련해 이날 오후 7시 8분~오후 7시 25분쯤 남성과 여성을 경기 수원시 소재 주거지에서 차례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남성은 임 모(17) 군, 여성은 김 모(16) 양으로 모두 청소년이다. 둘은 연인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16일 오전 1시 42분쯤부터 빨간색과 파란색 스프레이를 이용해 영추문 좌우측과 국립고궁박물관 쪽문 인근 담벼락에 ‘영화 공짜’ 등의 문구와 불법 영화 공유 사이트 주소 등을 적었다.
이들은 “불법 영상 공유사이트 홍보 낙서를 경복궁 담벼락에 쓰면 돈을 주겠다”는 지인의 제안을 받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진술했다.
훼손 구역은 가로 길이만 약 44m에 이른다. 경찰이 시민의 신고를 받고 경복궁에 출동한 이후에도 서울경찰청 주차장 입구 우측 담장에 9m가량 낙서를 남겼다.
최초 범행이 발생한 지 하루 만에 모방 범죄가 발생하기도 했다.
새로운 낙서가 발견됐다는 신고는 지난 17일 오후 10시 24분쯤 접수됐다. 경찰에 따르면 먼저 낙서로 훼손된 경복궁 담벼락에 붉은색 스프레이로 특정 가수의 이름과 앨범 제목을 남겼다. 20대 남성은 이튿날인 18일 오전 “내가 했다. 관심을 받고 싶었다”며 경찰에 자수했다. 이 남성은 종로서에서 6시간 동안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경찰은 청소년 두 명을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공범, 배후 관련자 등을 조사 중이다.
또 자수한 두 번째 낙서범과의 관계와 공모 여부 등도 집중 수사할 방침이다. 이들에게는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보호법 위반죄는 3년 이상 유기징역에 처하게 돼 있다.
서울경찰청 외벽에 남긴 낙서에 대해서는 재물손괴 혐의를 적용하기로 했다.
한편 문화재청은 보존 처리 전문가 등을 20명 투입해 훼손된 담벼락을 복원 중이며, 일주일 넘게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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