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미 인디애나에 5조2000억 투입 '차세대 HBM 공장' 건설..."2028년 양산"

차세대 HBM 생산 위한 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장 건설, 퍼듀 대학과 R&D 협력도
주 정부의 전폭 지원 및 풍부한 제조 인프라, 우수 인재 등 고려해 인디애나 최종 선정
 “업계 최초 미국에 AI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투자, 전세계 AI 반도체 공급망 선도”

임지연 승인 2024.04.04 08:24 | 최종 수정 2024.04.04 09:22 의견 0

SK하이닉스는 미국 인디애나 주에 5조 2,000억원(38억 7000만 달러)를 투입, 업계 최초로 '차세대 HBM(고대역폭 메모리)' 생산 기지를 건설한다고 4일 밝혔다.

SK하이닉스가 AI반도체로 각광을 받고 있는 HBM의 생산 기지를 미국에 건설, 2028년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SK하이닉스 홈피 캡쳐


SK하이닉스는 3일(현지시간) 공장이 들어설 웨스트라피엣(West Lafayette)에 위치한 퍼듀대에서 인디애나 주와 퍼듀대, 미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투자협약식을 열고 이같은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AI메모리를 대표하는 HBM(High Bandwidth Memory)은 요즘 반도체 분야에서 가장 핫한 아이템이다. 여러 개의 D램 칩을 TSV(Through Silicon Via, 수직관통전극)로 연결,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부가가치, 고성능 제품이다.

HBM(고대역폭 메모리)의 5세대 확장 버전으로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HBM3E'. SK하이닉스 홈피 캡쳐.


한마디로 어렵고 복잡한 선행 기술 제품으로 가장 기술 집약적 D램이라 할 수 있는데, 최근 AI 기술 진화와 함께 HBM 수요 역시 급성장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이번 미국 투자는 지난해 AI 시대의 개막과 함께 현지 시장에서 급증하는 HBM 등 초고성능 메모리 수요에 공세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어드밴스드 패키징의 중요성이 매우 커진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 공장에서는 2028년 하반기부터 차세대 HBM 등 AI 메모리 제품을 양산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글로벌 AI 반도체 공급망 활성화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인디애나에 건설하는 생산기지와 R&D 시설을 바탕으로 현지에서 1,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해 지역사회 발전에도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HBM을 앞세워 AI 메모리 시장 주도권을 확보한 SK하이닉스는 기술 리더십 강화 차원에서 미국에 첨단 후공정(칩 생산) 투자를 결정하고 그동안 최적의 부지를 물색해왔다.

인디애나 주를 최종 투자지로 낙점한 것은 주 정부가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선데다, 지역 내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제조 인프라가 풍부하고, 무엇보다 반도체 등 첨단 공학 연구로 유명한 퍼듀대가 있어 연구 인력 확보가 용이하다는 점도 높이 평가됐다.

SK하이닉스는 퍼듀(Purdue) 대학교 등 현지 연구기관과 반도체 연구·개발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이날 투자 협약식에는 한국과 미국의 관련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미국측에서는 에릭 홀콤(Eric Holcomb) 인디애나 주지사, 토드 영(Todd Young) 상원의원(인디애나), 아라티 프라바카(Arati Prabhakar)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 아룬 벤카타라만(Arun Venkataraman) 상무부 차관보, 데이비드 로젠버그(David Rosenberg) 인디애나 주 상무장관, 멍 치앙(Mung Chiang) 퍼듀대 총장, 미치 대니얼스(Mitch Daniels) 퍼듀 연구재단 이사장, 에린 이스터(Erin Easter) 웨스트라피엣 시장이 자리를 함께했다.

한국측에서는 조현동 주미 한국 대사와 김정한 주시카고 총영사를 비롯해 유정준SK 미주 대외협력 총괄 부회장, SK하이닉스 곽노정 CEO, 최우진 부사장(P&T 담당)이 참석했다.

에릭 홀콤 인디애나 주지사는 "인디애나 주는 미래 경제의 원동력이 될 혁신적인 제품을 창출하는 글로벌 선두주자"라며 "SK하이닉스와의 새로운 파트너십이 장기적으로 인디애나 주와 퍼듀대를 비롯한 지역사회를 발전시킬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토드 영 상원의원은 "SK하이닉스는 곧 미국에서 유명 기업이 될 것"이라며 "미 정부의 반도체 지원법을 통해 인디애나는 발전의 계기를 마련했고, SK하이닉스가 우리의 첨단기술 미래 구축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멍 치앙 퍼듀대 총장은 "SK하이닉스는 AI용 메모리 분야의 글로벌 개척자이자 지배적인 시장 리더"라며 "이 혁신적인 투자는 인디애나 주와 퍼듀대가 가진 첨단 반도체 분야 경쟁력을 보여주면서 미국 내 디지털 공급망을 완성하는 기념비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 곽노정 대표이사 사장은 인디애나 주와 퍼듀대의 지원에 감사의 뜻을 전하며 “반도체 업계 최초로 AI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시설을 미국에 건설하게 돼 기쁘다. 이번 투자를 통해 갈수록 고도화되는 고객의 요구와 기대에 부응해 맞춤형(Customized) 메모리 제품을 공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 주와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한편 퍼듀 연구재단, 지역 비영리단체 및 자선단체의 활동도 지원할 예정이다.

한편 SK하이닉스는 "계획된 국내 투자도 차질없이 추진키로 했다"며 "120조 원을 투자해 생산기지를 건설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현재 부지 조성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3월 첫 팹을 이 곳에 착공해 2027년 초 완공하고, 소부장 생태계 강화를 위해 관련 중소기업의 기술개발 및 실증, 평가를 지원하는 ‘미니팹(300mm 웨이퍼 공정장비를 갖춘 연구시설)도 건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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