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7일)은 겨울 시작을 알리는 입동(立冬)

임지연 승인 2024.11.07 15:19 | 최종 수정 2024.11.07 16:24 의견 0

오늘은 24절기 중 19번째 절기로 겨울이 시작된다는 '입동(立冬)'입니다.

보름 전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과 보름 후 첫눈이 내린다는 '소설(小雪)' 사이에 있습니다. 오늘 전국의 낮 기온이 15~20도 정도로 포근해 딱히 겨울 추위가 느껴지지도 않습니다. 기후 온난화로 실제 24절기가 조금 늦어지고 있습니다.

7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 길목에 연분홍색 단풍잎이 떨어져 있다. 정기홍 기자

중국에서는 입동 후 시절을 5일씩을 초후(初候), 중후(中候), 말후(末候) 등 3후(三候)로 나눴습니다. 초후엔 물이 얼기 시작하고, 중후에는 땅이 얼기 시작합니다. 말후가 되면 꿩이 드물어져 먹이였던 조개가 많이 잡힌다고 했습니다.

입동 즈음에는 산과 들에 나뭇잎이 떨어지고 풀들이 말라가고 동면을 하는 동물이 땅 속에 굴을 파고 숨습니다.

낙엽이 지는 이유는 나무들이 겨울을 나는 동안 영양분의 소모를 최소로 줄이기 위한 것입니다.

김장철이 다가서는데 입동을 5일 전후에 담근 김장이 맛이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김장철이 많이 늦어졌습니다.

입동을 즈음해 ‘입동보기’라고 점치는 풍속이 있었다고 하네요.

충청 지역에서는 속담으로 '입동 전 가위보리'라는 말이 전해옵니다. 입춘 때 보리를 뽑아 뿌리가 세 개이면 보리 풍년이 든다고 점치는데, 입동 때는 뿌리 대신 잎을 보고 점을 칩니다.

입동 전에 보리의 잎이 가위처럼 두 개가 나야 그해 보리 풍년이 든다는 속신이지요.

또 경남 지역에서는 '입동에 갈가마귀 날아온다'고 하는데 특히 밀양 지역에서는 갈가마귀의 흰 뱃바닥이 보이면 이듬해 목화 농사가 잘 될 것으로 여겼답니다.

입동 절기의 속담으로는 '9월 입동 오나락이 좋고 10월 입동 늦나락이 좋다'가 있는데 이는 음력 9월에 입동이 든 해는 추위가 빨리 오므로 조생종(早生種)이 좋고, 음력 10월에 입동이 든 해는 추위가 늦게 오므로 중만생종(中晩生種)이 좋다는 뜻입니다.

또 '입동 전 보리씨에 흙먼지만 날려주소'는 남부 지방의 보리 파종은 10월 중순이 적당하나 아무리 일손이 부족해도 입동 전엔 마쳐야 한다는 뜻입니다. 입동 후에 보리를 파종하면 발아와 생육이 부진해져 겨울 추위에 해를 입기가 쉽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속담으로는 '입동 전에 보리는 묻어라', '입동 전 송곳보리다', '입동 전 가위보리다'가 있습니다. ‘입동 전 송곳보리’는 입동 전에 보리 싹이 송곳 길이로 자라야 이듬해 수확할 수 있다는 것이고, 가위보리는 보리 잎 두 개가 돋아난 때의 모양이 가위 모양과 같다고 해 붙은 이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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