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조실 공직복무점검단, 이기흥 체육회장 경찰에 수사 의뢰…자녀 친구 부정 채용 의혹 등

정기홍 승인 2024.11.10 20:45 의견 0

정부가 10일 자녀의 친구를 국가대표 선수촌 직원으로 부정채용시킨 혐의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을 경찰에 수사의뢰 했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공직복무점검단은 "지난 10월 8일부터 11월 8일까지 대한체육회를 대상으로 점검을 진행한 결과 이 회장 등 체육회 관계자 3명, 선수촌 간부 5명 등 8명을 경찰에 수사의뢰 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의 비위 혐의는 ▲체육회 직원 부정채용 ▲물품 후원 요구 ▲후원 물품의 사적 사용 ▲예산 낭비 등이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지난 10월 22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대한체육회

점검단에 따르면 이 회장은 2022년 9월 자녀의 대학 친구인 A 씨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훈련 관리 업무 직원으로 부정채용시킨 혐의를 받는다.

이 직위는 이전까지는 국가대표 경력이 있거나 2급 전문스포츠지도자 자격을 갖춘 사람들만 지원할 수 있었지만 A 씨는 국가대표도, 2급 지도자 자격증도 없었다.

이 회장은 A 씨의 이력서를 선수촌의 채용 담당 고위간부에게 주면서 "지원 자격요건을 완화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실무진이 "자격요건을 완화하면 연봉도 깎아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고 말하자 "어떤 XXX가 그런 소리를 하느냐"며 폭언했고, 자격요건 완화를 반대하는 채용 관련 부서장도 교체했다.

당시 선수촌 간부 등 면접위원 4명은 A 씨에게 최고 점수를 준 것으로 파악됐다.

이 회장은 한 스포츠종목 단체 회장 B 씨를 프랑스 파리올림픽 대표단의 주요 직위로 임명해주면서 선수촌의 선수 제공용 보양식과 경기복 구매 비용 등 8000여 만 원을 대납하도록 한 혐의(제3자 뇌물제공)도 받고 있다.

이 회장과 막역한 사이인 B 씨가 먼저 "파리올림픽 관련 주요 직위를 맡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하고 선수촌에 물품비 대납 의사를 밝힌 뒤 파리올림픽 대표단의 주요 직위를 맡았다.

점검단은 이 회장이 총 98명이었던 '파리올림픽 참관단'에 체육계와 관련 없는 자신의 지인 5명을 포함시켜 파리 관광 특혜를 제공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 회장이 강원 평창올림픽 마케팅 수익 사업으로 확보한 휴대전화 14대 등 1700여 만 원의 물품을 지인들에게 무단으로 제공한 사실도 파악했다.

이밖에도 체육회 직원 등에게 욕설과 폭언을 상습적으로 하고 국정감사에 출석하지 않고 그시간에 대표선수촌 직원들과 지방에서 폭탄주를 곁들인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 회장은 이날 전북 남원에서 열린 '국립 유소년 스포츠콤플렉스 센터 건립' 업무 협약식에 참석해야 한다며 국감 하루 전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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