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의 계절' 켈리냐, 카스냐···하이트-오비, 자존심 싸움 시작

하이트진로 '켈리', 30년 1등 오비맥주의 '카스'에 도전장

정기홍 기자 승인 2023.05.14 23:19 | 최종 수정 2023.08.11 14:33 의견 0

"맥주의 계절, 결전의 날이 또다시 왔다"

하이트진로의 켈리가 라거맥주 시장에서 30년 가까이 1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는 오비맥주 '카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번 여름은 코로나19의 종식 이후 맞는 첫 여름 성수기여서 향후 결전이 더욱 흥미로워질 전망이다. 라거(Lager)는 독일어로 '저장'을 뜻하며 저온에서 일정 기간 숙성을 시킨 맥주다. 투명한 황금빛에 강한 탄산감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켈리’(왼쪽)와 테라. 하이트진로 제공

‘카스’(왼쪽)와 최근 리뉴얼 한 ‘한맥’. 오비맥주 제공

14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최근 출시된 ‘켈리’가 라거맥주 시장을 야금야금 접수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4월 4일 출시한 켈리가 36일 만에 104만 상자가 팔려 10일 기준 켈리 판매량은 104만 상자(330ml 기준 3162만 병)로 1초에 약 10.2병이 판매됐다고 밝혔다. 이 기간에 서울·부산·대구 등 3곳에서 동시 선보인 팝업스토어 ‘켈리 라운지’는 8만여 명이 찾았다.

하이트진로는 젊은층을 집중 공략한 전략이 맞아떨어졌다고 자체 분석했다.

맥주에서 청량감과 진한 맛을 동시에 내기가 쉽지 않은데 켈리는 덴마크산 맥아를 두 차례 숙성을 시켜(더블숙성 공법) 부드럽고 풍부한 맛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켈리 출시로 기존의 자사 인기 라거인 테라 판매량이 주춤할 것이라는 우려도 예상과 달랐다. 테라는 켈리가 첫선을 보인 4월 한 달에만 전년 동월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증가를 보였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4년 전 ‘진로이즈백’을 내놓을 때 참이슬의 점유율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었는데 오히려 60% 후반까지 늘었다”며 “올 여름에는 켈리와 테라 투트랙 전략으로 국내 맥주 시장 1위를 반드시 탈환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하지만 오비맥주는 시장 수성에 걱정은 없다는 분위기다. 현재 국내 맥주시장은 ‘카스’가 30년 가까이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인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카스는 지난 1분기 가정용 맥주 점유율이 42.8%로 1위를 기록했다. 업소용 맥주를 추가하면 연간 25억 병, 하루 평균 700만 병씩 팔려 1위 타이틀을 빼앗긴 적이 없다.

메타베이가 발표한 자료에서도 국민이 가장 선호하는 맥주는 카스(39.6%)였고 테라(30.7%)는 2위였다.

오비맥주의 1위는 ‘한맥’도 기여하고 있다.

지난 3월 새롭게 단장을 한 한맥은 쌀로 만들었다는 정체성을 강조하기 위해 디자인에 흰색 띠를 둘렀다. 회사 측은 "4단계 미세여과 과정을 거쳐 풍부한 거품과 부드러운 목 넘김을 한층 살렸다"고 소개했다.

두 맥주업체간의 올 여름 맥주 시장 쟁탈전은 무더운 날씨만큼 뜨거워질 전망이다. 사실상 코로나19 엔데믹(풍토화)이 시작되는 올해는 특히 두 업체로서는 중요한 시기다.

코로나19 2년간 ‘혼술족’이 늘어나고 젊은층을 중심으로 함께 마시는 맥주보다 위스키와 와인을 많이 찾았다. 또한 직장에서의 ‘폭탄주’ 회식 문화가 줄고 고물가 속에 ‘4캔에 1만원’이던 편의점 가격마저 올라 가정용 맥주 소비도 감소세에 있었다.

저작권자 ⓒ 사이렌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