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9일 전·현직 간부들의 잇따른 '자녀 특혜채용 의혹'에 한해서만 감사원 감사를 받기로 결정했다.

선관위는 이날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위원회 회의를 끝낸 후 보도자료를 내고 "고위직 간부 자녀의 특혜채용 문제에 대해선 국민적 의혹이 너무나 크기 때문에, 의혹을 조속히 해소하고 당면한 총선 준비에 매진하기 위해 이 문제에 관해 감사원 감사를 받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2일 감사원 감사 대상이 아니라며 선관위원 만장일치로 감사를 거부한 지 일주일 만에 태도를 바꿨다.

선관위는 다만 "행정부 소속 감사원이 선관위 고유 직무에 대해 감사하는 것은 (선관위를) 헌법상 독립기관으로 규정한 헌법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은 유지했다.

이는 선거 관리나 북한 해킹 대응 등을 포함해 일반 업무 전반 감사는 받을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선관위는 "선관위에 대한 감사 범위에 관해 감사원과 선관위가 다투는 것으로 비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를 명확히 하기 위해 헌법에 대한 최종해석 권한을 가지고 있는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전·현직 간부들의 잇따른 '자녀 특혜채용 의혹에도 헌법과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감사를 받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여론이 급속히 악화되자 결국 부분적인 감사를 수용하기로 했다.

선관위원들은 회의에서 감사 수용 여부를 두고 격렬한 찬반 토론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후 2시 시작된 회의는 4시간가량 이어졌다.

하지만 여권 공세는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선관위가 '부분 감사'가 아닌, 인사뿐 아니라 업무 전반에 대한 전면 감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두차례 과천청사를 항의 방문했고 지난 5일 의원총회에서는 선관위원 전원 사퇴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전날에는 장예찬 청년최고위원 등 청년위원회가 선관위를 찾아 항의서한을 전달했고, 이날 선관위 위원회 회의 결과를 앞두고 전 의원의 국회내 비상 대기령을 내렸었다.

사이렌스 정기홍 기자 bonnylim@naver.com 정기홍 기자의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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