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래 효성 명예회장 89세 일기로 별세…스판덱스 신화 쓴 기술 경영인

정기홍 승인 2024.03.29 21:03 | 최종 수정 2024.03.29 23:34 의견 0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29일 8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효성그룹은 이날 조 명예회장이 숙환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고인은 지난 1966년 효성에 입사해 2017년 건강상의 이유로 경영권에서 물러나기까지 50년 넘게 효성을 일궈왔다.

29일 별세한 효성그룹 조석래 명예회장의 2010년 인터뷰 모습. 당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현 한경협) 회장을 맡았고 있었다. 한국경제인협회

조 명예회장은 1935년 11월 경남 함안에서 조홍제 창업주와 하정옥 여사의 3남 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경기고 재학 중 화학공학 분야 교수가 되기 위한 공부를 하겠다며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다. 히비야 고교를 거쳐 와세다대 이공학부를 졸업했다. 미국 일리노이공과대학원에서 공부 하던 중 1966년 아버지의 부름을 받고 기업인으로 변신했다.

그해 설립된 동양나이론의 건설본부장으로 울산공장 건설을 진두지휘했다.

이어 1970년 효성그룹의 주력사가 된 동양나이론 대표이사 사장을 시작으로 동양폴리에스터, 효성중공업 등 주력 계열사 경영에 참여했다.

부친 별세 2년 전인 1982년 회장에 취임하고 본격적으로 회사를 경영했고 건강상의 이유로 2017년 자리에서 물러나기까지 35년 동안 그룹을 이끌었다.

고인은 엔지니어 출신답게 연구개발(R&D)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1971년에는 국내 최초의 민간기업연구소 ‘동양나일론 기술연구소’를 세웠다.

특히 고인은 세계 시장점유율 1위 ‘스판덱스’의 기반을 다졌다. 스판덱스는 '섬유의 반도체'로 불리는 고부가가치 섬유다. 지속적인 투자로 미국 듀폰의 ‘라이크라’를 제치고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또 고인은 탄소 섬유와 폴리케톤 등 신기술 개발도 선도했다.

조 명예회장은 2010년 담낭암 말기 판정을 받아 절제 수술을 받았고, 2014년 초엔 전립선암으로 치료를 받았다.

유족으로는 아내 송광자 여사, 장남 조현준 효성 회장,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 삼남 조현상 효성 부회장이 있다.

발인은 4월 2일 오전 7시 회사장으로 치르며 빈소는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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