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2일)은 '큰 더위' 대서(大暑)

정기홍 승인 2024.07.22 12:54 | 최종 수정 2024.07.22 21:26 의견 0

오늘은 '큰 더위'란 뜻의 절기인 대서(大暑)입니다. 큰 대(大), 더위 서(暑)입니다. 불볕더위가 시작되는 때입니다.

대서는 24절기 중 12번째로 작은 더위인 소서(小暑)와 가을이 온다는 입추(立秋) 사이에 자리합니다. 양력으로는 7월 22~23일에 듭니다. 대개 더위가 절정을 이뤄 불볕더위, 찜통더위, 가마솥더위란 말이 나오지요.

한 어린이가 지난 22일 경남 진주시 진양호 물놀이장에서 솟구치는 분수 속을 무아지경의 모습으로 걷고 있다. 정창현 기자

그런데 대서보다 입추 때가 더 덥다고 합니다. 대서 때부터 본격적으로 더워져 실제 더위는 대서~입추 사이에 집중됩니다. 8월 중순부터 기온이 낮아집니다.

아무튼 '대서에는 염소뿔도 녹는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무덥습니다.

대서 입기일(入氣日·대서가 시작되는 날)로부터 입추까지 기간을 5일씩 끊어 삼후(三候)로 하는데 고려사(高麗史)에는 초후에는 썩은 풀에서 반딧불이 나오고, 차후에는 흙에 습기가 많으며 무덥고, 말후에는 큰 비가 때때로 온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대서 때는 삼복더위를 피해 술과 음식을 마련해 계곡이나 산정(山亭·산의 정자)을 찾아가 노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요즘 말하는 여름휴가, 바캉스입니다.

이 무렵 농촌에서는 논밭의 김매기, 논밭두렁의 잡초 베기, 퇴비 장만과 같은 농작물 관리를 합니다. 한낮 뙤약볕 아래에서 논밭둑에 난 풀을 베는 일은 무척 힘들지요.

열탈진(일사병), 열사병 증세로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을 초입에 돌아가시는 연로한 어르신들이 종종 있습니다. 여름을 잘 못 넘겼기 때문입니다. 대서 무렵에 집안 어르신들을 각별히 모셔야 하는 이유입니다.

과일은 이때가 가장 맛있습니다. 복숭아, 참외, 수박 등이 풍성해 돗자리 깐 원두막에서 깎아먹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이 시기는 수확한 햇밀과 보리를 도정해 냉면과 보리밥으로 해서 먹습니다. 한여름 시원한 냉면과 강된장을 푼 꽁보리밥을 호박잎에 싸 먹으면 천하의 일미이지요.

폭염 관련 속담도 있습니다.

'소서, 대서에 하루 놀면 동짓섣날 열흘 굶는다'/ 곡식이 한창 자라는 이 시기에 논밭 김메기, 논밭두렁 풀베기 등을 게을리 하면 잡풀이 영양분을 다 빨아 먹고 곡식의 자람을 방해해 소출이 떨어진다는 뜻입니다.

'대서에는 염소뿔도 녹는다'/ 염소뿔은 그 중 단단하다는데 이 뿔도 녹일 정도로 무덥다는 뜻이지요. 염소가 힘 싸움을 할 때 뿔로 부닥치는데 자신의 최고 무기가 단단한 뿔 때문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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