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5일)은 '스승의 날'입니다.

'스승의 은혜는 하늘과 같아서~'로 시작되는 '스승의 은혜'가 생각나는 날입니다.

'스승의 날', 보름 전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열렸던 운동회가 생각나 당시 현장 사진을 싣습니다.

'5월은 우리들의 세상'이라는 아이들의 함성을 오랜만에 들으니 수십 년은 젊어지는 듯하더군요. 아이들도 교실 안과 학원을 쳇바퀴 돌며 오가다 봄날의 뙤약볕 아래서 '아이답게' 뛰놀 수 있어 좋았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반나절 동심의 세상을 보고 나오니 '세상의 무게'가 한결 가벼워짐을 느꼈습니다.

이날 운동회를 따라가 봅니다.

봄 운동회를 알리는 학교 정문 앞 현수막. 이날 행사 이름은 '한마음 운동회'다.

인근 아파트에서 찍은 운동장 모습. 도시 아파트 단지에 있는 학교인데도 학생 수가 적다. 학교 경비원은 "인근 아파트 단지마다 학교가 있어 더 적다"고 전했다.

▶경기 모습

옛 운동회의 청백전을 연상하듯 청색과 백색의 큰 공을 다른 천으로 옮기는 게임으로 보였다.

커다란 검은색 천을 운동장 가운데 쳐놓고 청팀과 백팀 학생들이 콩주머니를 상대 진영으로 던지고 있다.

긴 막대기에 단 청색과 홍색 주머니(천으로 만든 상자)에 콩주머니 많이 넣기 경기다.

콩주머니 넣기 경기가 종료되자 청백팀 학생들이 자기 팀이 이긴 양 손을 치켜들고 환호하고 있다.

경기 진행자들이 양쪽 천 상자에 들어간 콩주머니 수를 세고 있다.


▶학부모들의 응원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경기 모습에서 '한시도' 눈을 떼지 않고 응원했다.

커다란 별 모양 응원 도구로 응원하는 학부모. 밤새 아이와 함께 만들었다고 했다.

별 모양의 응원 도구엔 '오늘 주인공은 양지윤 너야 너!' 문구가 쓰여 있다.

별모양 응원도구를 들고 흔들던 학부모가 지인 아들이 뛴다며 목소리 높여 응원하고 있다.

막간을 이용한 아이들의 막춤 시간. 아이들의 춤에 흥겨웠던지 한 학부모가 나가 같이 흔들고 있다.

청팀 학생들의 응원석. 일제히 일어서 응원하고 있다.


▶운동회 하이라이트 달리기 경주

진행 요원이 저학년(1~3학년) 달리기 계주에 앞서 노란 표지판을 옮겨 놓고 있다.

저학년 첫 주자들이 출발 준비를 하고 있다.

잠시 후 출발선에 선 두 주자는 자리를 바꾸었다.

출발! 백팀 바통을 든 학생이 먼저 출발했다.

저학년(1~3학년) 백팀 마지막 주자가 결승 테이프 앞으로 들어오고 있다.

청팀 마지막 주자도 결승선을 향해 힘껏 뛰어오고 있다.

출발선에 모인 고학년(4~6학년) 청백팀 달리기 계주 주자들

고학년 주자들이 출발선 옆에 모여 준비를 하고 있다.

백팀 마지막 주자가 청팀 주자를 한참 떨구어 놓고 홀로 뛰고 있다.

고학년 이어달리기 청백팀 마지막 주자가 어깨동무를 하고서 결승선으로 들어오고 있다. 백팀 마지막 주자가 한 바퀴 중간쯤을 돌다가 뒤를 돌아다 보고서 기다리고, 결승선 10여m 앞에서 또 기다렸다. 이 장면을 보면서 정치권이 왜 오버랩 될까? 학생들은 운동회가 경쟁이 아니라 함께하는 놀이로 본 것이다. 행사를 진행하는 마이크에선 "절대 주최 측과 사전에 짠 것이 아니다"는 멘트가 나왔습니다.



▶운동회는 끝이 났다

운동회는 낮 12시 조금 넘어 끝났다. 이날의 주인공이 떠난 운동장엔 만국기만 혼자 남아 펄럭이며 휑하다. 아이들은 오후에 또 학원에 갔을까? 이상 정기홍 기자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뛰노는 운동회를 볼 수 있다는 게 큰 행운으로 와닿는 지금입니다.

요즘 농어촌엔 학령인구가 지속 줄어 운동회 자체가 없습니다. 전교생을 합쳐봐야 20여 명도 안 되는 학교 수가 수두룩합니다.

운동회가 사라진 시골 학교 운동장에는 면민 체육대회가 채웁니다. 아이들은 온데간데 없고, 어르들만 마을을 지키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학생들의 안전' 등을 감안해 학교 위치는 밝히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