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유승준(본명 스티브 승준 유) 씨의 한국행 길이 열릴까?

서울고법 행정9-3부(재판장 조찬영)는 13일 유 씨가 주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를 상대로 제기한 사증 발급 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1심을 뒤집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유 씨는 재외동포(F-4) 비자를 신청했다가 거부돼 소송을 진행해왔다.

유승준이 2년전 민주당 김병주 의원이 '유승준 병역방지 법안' 제출 소식 듣고 자신의 유튜브에서 작심발언을 하고 있다. 유승준 유튜브 캡처

유 씨는 지난 2002년 군 입대를 앞두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같은 해 법무부로부터 입국 제한을 받았다. 그는 이어 13년 후인 2015년 입국을 위해 재외동포 비자를 신청했다 거부를 당하자 입국금지가 부당하다며 사증 발급 거부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었다.

유 씨는 1, 2심에서 패소했지만 2019년 7월 대법원은 “과거 입국금지 결정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LA총영사관이 재량권을 행사하지 않고 비자 발급을 거부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이후 파기환송심과 재상고심을 거쳐 2020년 3월 이 판결은 확정됐다.

하지만 유 씨는 대법원 확정판결에도 정부가 비자 발급을 재차 거부하자 2020년 10월 두 번째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첫 비자발급 거부와 달리 LA총영사관이 재량권을 행사한 새로운 거부처분으로 적법하다”며 원고(유 씨) 패소 판결을 했다. 적법한 절차에 따라 비자 발급을 거부했기 때문에 대법원의 판결과 배치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날 2심은 2017년 개정 전 재외동포법에서 병역기피 사유로 국적을 상실해도 38세가 넘는 경우에는 체류자격 금지의 예외 사유가 될 수 있다는 규정이 유 씨에게 적용된다고 해석했다.

재판부는 “38세가 넘었다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체류 자격을 줘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비자 발급을 거부한 처분서에 병역면탈 행위 그 자체만 적혀 있고 위 규정의 적용을 배제할 별도의 사유가 적혀 있지 않아 거부처분은 위법하다”고 밝혔다.

유 씨가 이번 판결에서 승소했지만 당장 한국에 입국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유 씨가 비자 발급을 신청할 경우 LA영사관은 판결 취지에 따라 비자를 내줘야 한다. 하지만 또다시 영사관에서 비자 발급을 거부하면 유 씨는 다시 소송을 내야 한다. 지리한 소송전이 반복된다는 뜻이다.

사이렌스 정기홍 기자 bonnylim@naver.com 정기홍 기자의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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