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벌기 위해 일본 간다?"...韓 월급 399만원, 日보다 20만원 많아

경총 '한·일 임금현황 추이 국제비교와 시사점' 보고서
2002년 절반에도 못미쳤던 韓임금 수준, 2022년 日추월
2022년 韓 399.8만원 vs 日 379.1 만원
대기업 韓 588.4만원 vs 日 443.4만원
중소기업 韓 339.9만원 vs 日 326.9만원
韓 대중소기업 임금 격차는 일본보다 커
2002년 70.4%→2022년 57.7% '이중구조 심화'

임지연 승인 2024.03.19 07:45 | 최종 수정 2024.03.19 07:49 의견 0

"돈 벌기 위해 일본으로 간다"는 이야기는 이제 옛말이 됐다.

2002, 2022년 한일 기업(사업체) 규모별 월 임금수준 변화 (원화 기준) (단위 : 만원)


20년 전만해도 일본 기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던 우리 기업의 임금 수준이 일본을 추월했기 때문이다. 한국 직장인이 일본 직장인보다 매월 20만원 가량 더 받고 있다.

대기업 중소기업을 막론하고 일본 기업들보다 임금 수준이 모두 높아졌다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이들 부문간 임금 격차는 일본에 비해 더 벌어져 우리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문제점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회장 손경식)가 19일 '한·일 임금현황 추이 국제비교와 시사점'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의 상용근로자 월 임금총액 수준을 비교한 결과, 한국은 2002년 179.8만원으로 일본(385.4만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2022년에는 399.8만원으로 일본(379.1만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규모별로 살펴보면 2002년 한국 대기업 임금은 228.4만원, 중소기업은 160.8만원으로, 일본 대기업(483.6만원)이나 중소기업(310.6만원)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2022년에는 대기업은 물론이고 중소기업도 일본보다 모두 높아졌다. 대기업은 588.4만원으로 일본 대기업의 443.4만원보다 무려 140만원이 더 많아, 돈 벌기 위해 일본에서 일자리 구한다는 건 옛일이 됐다.

중소기업도 한국은 339.9만원으로 일본(326.9만)보다 13만원이 많았다.

한일 기업(사업체) 규모별 누적 임금인상률 비교(’02년 vs. ’22년, 자국화폐기준)
(단위 : 한국 만원, 일본 천엔)

한일간 임금 역전은 2002~2022년 우리 기업들은 높은 임금인상률을 보인 반면 일본 기업들은 거의 정체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 기간 우리 대기업은 157.6% (’02년 228.4만원 → ’22년 588.4만원)에 달했으나, 일본 대기업은 오히려 6.8% 감소(483.8천엔 → 450.8천엔)했다.

일본 중소기업 임금은 2002년 310.7천엔에서 2022년 332.5천엔으로 7.0% 인상된 반면 우리 중소기업은 160.8만원에서 339.9만원으로 111.4% 올랐다.

2002~2022년 양국 근로시간 변화까지 감안한 임금인상률 차이는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월 근로시간이 2002년부터 2022년까지 13.8% 감소(80.7시간→155.8시간)하는 동안, 월 임금총액은 122.3% 늘어, 시간당 임금은 2002년 9,954원에서 2022년 2만5,661원으로 157.8% 상승했다.

반면 동기간 일본은 근로시간(165시간→165시간)과 임금(385.6천엔→385.5천엔)에 거의 변동이 없어, 2022년(2,337엔)과 2002년(2,336엔)의 시간당 임금도 비슷했다.

우리 기업들의 임금이 올라 근로자들의 주머니가 두둑해진 건 좋은 일이지만, 기업 규모별 임금격차가 일본보다 커진 점은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2022년 대기업 임금을 100으로 할 때 중소기업 임금수준은 우리나라가 57.7로, 일본(73.7)에 비해 낮아, 우리나라의 대·중소기업 간 임금격차가 일본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02~2022년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 임금의 상대적 수준 변화 >
(국가별 대기업 임금 =100으로 볼 때 중소기업 임금)


특히 2002년 일본(64.2)이 우리나라(70.4)보다 낮았지만, 이후 20년 동안 우리나라 대기업 임금이 급격히 인상됨에 따라 우리나라 대중소기업간 임금 격차가 일본보다 확대됐다.

경총 하상우 경제조사본부장은 “최근 일본이 임금인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는 지난 20년간 임금수준이 제자리에 머물렀던 것에 기인한다”며 “우리는 일본과 달리 대기업의 누적된 높은 임금인상으로 초래된 임금격차와 이에 따른 이중구조 심화가 다양한 사회적 갈등을 초래하고 있는 만큼, 고임금 대기업일수록 임금인상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청년 일자리 확대와 중소협력사의 경영여건 개선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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