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에 공식적으로 16.5cm의 눈이 쌓여 1907년 근대 기상 관측 이래 11월 최고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117년 만에 11월 하루 중 가장 많은 눈이 내렸다. 이전 서울 11월 최고 적설 기록은 1972년 11월 28일의 12.4㎝였다.
서울 등 수도권에는 대설특보가 발표됐다. 서울 등 수도권에는 최대 20cm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서울에서 눈이 가장 많이 내린 때는 1922년 3월 24일로 31㎝를 기록했다.
서울 강서구 한 아파트 단지의 공원에 눈이 내려 아직 단풍이 지지 않은 나무를 온통 하얗게 바꿔놓았다. 정기홍 기자
27일 기상청에 따르면 눈이 일단 그친 이날 오전 8시까지 공식적으로 기록되는 서울 종로구 기상관측소의 일최심신적설(0~24시 중 내려 쌓인 눈) 기준 16.5cm가 쌓였다.
서울에서도 편차(오전 8시 기준)가 심했다.
서울 북쪽인 성북구에 20.6㎝, 강북구에 20.4㎝가 내렸다. 이어 서대문구(17.2㎝), 도봉구(16.4㎝), 은평구(16.0㎝), 마포구(14.1㎝), 관악구(12.2㎝), 동대문구(12.0㎝), 노원구(11.4㎝) 순이었다.
반면 남쪽인 양천구 3.5cm, 강남구 4cm, 서초구 5.4cm 등에는 상대적으로 눈이 덜 내렸다.
같은 지역 내에서도 적설량이 크게 차이가 난 것은 지역 내 고도 차이 때문이다. 고도가50~100m 차이 나면 온도가 미세하게 달라져 눈이 더 쌓이는 환경이 된다. 서울은 북쪽이 남쪽보다 지대가 높은 곳이 많다.
서울의 눈 폭탄은 '절리저기압'과 지속된 여름 폭염에 달궈진 '더운 바다'가 원인으로 분석돼다.
절리저기압은 대기 상층의 빠른 제트기류 일부가 분리되면서 형성되는데 이 절리저기압이 현재 한반도 북쪽에 자리하고 있다. 북극의 찬 공기를 머금고 있어 매우 차갑다.
이 찬 바람이 올해 여름 유별났던 폭염으로 따뜻해진 서해상을 지나면서 ‘해기차’(대기와 바닷물 간 온도 차)로 큰 눈구름대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현재 서해의 해수면 온도는 14~16도로 평년보다 1도 이상 높다.
전국에서 가장 많이 내린 지역은 경기 양평군 용문산으로 22cm였다. 강원 평창군에는 21.7cm가 내렸다.
눈은 이날 소강 상태를 보이다가 서해상에서 눈 구름대가 유입되면서 다시 내릴 전망이다. 강원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29일까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기상청은 27, 28일 ▲서울 등 수도권 3~15cm(많은 곳 20cm 이상) ▲강원 5~20cm(많은 곳 30cm 이상) ▲충청권 2~10cm(많은 곳 15cm 이상) ▲호남권 1~10cm(많은 곳 15cm 이상) ▲경상권(1~10cm) ▲제주 5~15cm의 눈이 더 내릴 전망이다.
29일에도 서울 등 수도권과 경상권에 1cm 안팎, 충청권 1~3cm, 호남권 1~5cm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기온도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유입되고 바람도 세차 큰 폭으로 떨어진다.
전국적으로 28일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5도, 29일에는 영하 8도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저작권자 ⓒ 사이렌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