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 전 서울 강서구의 한 아파트 어린이놀이터 벤치에 놓인 책가방을 폰에 담았습니다.

주인이 누굴까 해서 두리번거렸더니 조금 떨어진 곳의 그네에 네 다섯 명의 초등학생이 놀고 있더군요. 지난 날 추억을 되살리니, 예전엔 메이커 가방이 아닌 어깨나 허리에 둘러매던 책보따리였습니다.

이상 정기홍 기자

어릴 때 하굣길에 길가나 하천에서 놀던 장면을 떠올리며 문득 "저 책보따리 누가 가져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애들은 놀이에 빠지면 주위 경계를 소홀히 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세태에 때 묻지 않아 순박하지요.

지닌 물건을 몸쪽에 바짝 붙여 지녀야 안심하는 지금의 서울 어른들의 모습과 매우 다른 장면에 폰에 담았습니다.

꽃 피는 봄날, 벤치 책가방들의 '여유로움'에 잠시 가졌던 값진 '이완의 상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