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건진법사' 전성배 씨 간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압수수색에 나섰다. 지난 4일 파면 이후 압수수색은 처음이다.
아크로비스타 사저는 경호 구역이지만 한남동 관저처럼 형사소송법상 군사상·직무상 비밀이 요구되는 장소가 아니다. 따라서 압수수색 불승인 등의 절차 사유가 적용되지 않는다.
서울남부지검은 30일 윤 전 대통령의 자택인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의혹 관련 자료를 확보 중이다.
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수부는 언론 공지를 통해 "압수수색 대상은 전 씨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와 관련된 부분"이라고 밝혔다.
압수수색은 신응석 검사장이 실시간 보고를 받으면서 이끌고 있다. 신 검사장은 검찰 내 대표적 '특수통'으로 윤 전 대통령이 검사 시절 때 근무한 인연이 있다.
남부지검은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인 윤 모 씨가 전 씨에게 김건희 씨 선물 명목으로 초고가 영국 명품 '그라프'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여러 고가의 제품을 전달한 정황을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윤 씨가 통일교의 캄보디아 사업과 관련, 정부의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을 받기 위해 청탁을 시도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윤 씨는 통일교 내부 행사에서 "윤 당선인과 2022년 3월 22일 1시간가량 독대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획재정부는 독대 3개월이 지난 2022년 6월 13일 향후 5년간 캄보디아에 대한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 지원 한도를 기존 7억 달러에서 15억 달러로 증액했다. 또 윤 전 대통령 부부는 2022년 11월 캄보디아 순방에 나서기도 했다.
검찰은 전 씨의 휴대전화 등에서 윤 씨로부터 '김 여사 선물'이라며 6천만 원대 명품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받은 기록을 포착하고 이를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윤 씨가 전 씨에게 기도비 명목으로 3천만 원의 현금 다발을 보낸 문자 메시지도 확보한 상태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윤 씨가 부총장으로 재직했던 충남에 있는 통일교 계열 대학 선문대를 압수수색 하고 윤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하지만 윤 씨는 지난해 12월 말 그의 자택 두 곳과 선문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 당한 뒤 통일교 간부에게 "김 여사에게 목걸이 등을 전달하지 못했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검찰은 윤 씨를 지난 1월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이들 선물을 건넨 경위 등을 조사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