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인수전 ‘쩐의 전쟁’···카카오 “주당 15만원 SM 공개매수” 밝혀

지분 35% 목표… 성공땐 39.9%로
투자 유치 1조1500억 ‘총알’ 장전
하이브 “추가 대응 검토” 맞불 예고

정기홍 기자 승인 2023.03.07 23:12 | 최종 수정 2023.03.09 23:41 의견 0

카카오가 최대 1조 2500억원을 투입해 SM엔터테인먼트 지분 35%를 주당 15만원에 공개매수 하기로 해 먼저 SM 지분 약 20%를 확보한 최대주주 하이브에 ‘돈 전쟁’을 선포했다.

SM은 7일 증권 공시를 통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이날부터 26일까지 SM 주식 833만 3641주(발행주식의 35%)를 주당 15만원에 공개매수한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와 싱가포르 투자청에서 1조 1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해 SM 인수 자금을 갖고 있다.

카카오는 또 하이브가 SM 공개매수에 나섰던 2월 28일부터 3월 3일까지 SM의 주식 116만 7400주(지분 4.91%)를 장내 매수했다고 밝혔다.

하이브가 보유한 SM 지분(풋옵션 포함 19.43%)과 격차는 14.52%로 좁혔다.

카카오가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SM 지분 39.9%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올라선다.

카카오가 법원의 가처분신청 인용에도 지분 매수에 나선 것은 글로벌 콘텐츠기업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SM과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결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카카오 측은 이날 낸 입장문에서 “SM과 파트너십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최대 주주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고 공개 매수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하이브가 금융감독원에 카카오가 공개매수 기간 중 SM 주식 대량 매집을 조사해달라고 요청해 놓고 있어 행보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정보기술(IT)업계 경쟁자인 네이버와의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SM을 놓칠 수 없다고 분석한다. 카카오는 콘텐츠 제작, 유통, 플랫폼 운영 등 다양한 사업을 하기 때문에 하이브는 SM의 사업 확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반면 하이브는 지난 2021년 네이버의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인 ‘브이라이브’를 인수하고, 이어 지난해 7월 자사의 팬 커뮤니티 플랫폼인 ‘위버스’에 영상 라이브스트리밍 기능인 ‘위버스 라이브’를 도입하는 등 협업해왔다.

당연히 하이브도 총력전에 나설 전망이다.

하이브의 2022년 9월 말 가용현금 1조 1000억원과 4분기 신규차입금 3200억원 등을 감암하면 동원할 내부자금은 1조원 후반대다. 하이브 관계자는 “추가 대응에 대한 내부적인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SM 주가는 전날 대비 15.07% 올라 공개 매수가 근처인 14만 9700원까지 급등했다. SM 주식이 15만원이라는 것은 주가수익비율(PER)이 40배라는 것을 의미한다. 신규 매수자에게는 부담스러운 가격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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