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이 31일 서울을 비롯한 전국 14개 지역에서 ‘경고파업 결의대회’란 이름으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경찰은 현장에 7500명의 병력을 배치했다.

서울 도심에서는 노조원 2만여 명(민노총 신고 인원)이 참가한 가운데 정부를 규탄했다. 집회 신고 시간(오후 5시) 이후에도 집회를 이어가려 했지만 경찰의 3차례 해산명령을 받고 해산했다.

분신·사망한 민노총 간부 추모 천낙을 치려고하자 경찰이 저지하고 있다.

민노총은 이날 오후 4시부터는 광화문사거리에서 시울광장에 이르는 한쪽 도로를 가득 매운채 경고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특히 서울 청계천 근처에서 열린 야간 추모 문화제에서는 지난달 1일 노동절에 분신·사망한 민노총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양회동(50) 씨의 분향소를 설치하려 했지만 경찰의 제지로 불발됐다. 야간 추모제도 밤 8시 20분쯤 끝났다.

분향소 설치 과정에서 노조원 4명이 경찰관 폭행 혐의로 체포됐다.

이날 경찰과 노조원들간의 몸싸움은 건설노조가 인도에 추모 천막을 설치하려고 하면서 시작됐다.

또 민노총은 추모제 이후 밤 8시부터 경찰청 본청을 향한 행진을 계획했지만 경찰의 강경 진압에 행진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민노총은 앞으로 주일마다 평일에 시위를 예고했다.

한편 이날 포스코 전남 광양제철소 인근 망루에서 농성을 벌이던 한노총 금속노련 김 모 사무처장은 고공 농성을 하면서 솨파이프 등을 아래로 던지며 저항하다가 체포돼 내려왔다. 김 씨는 솨파이프를 휘두르며 저항하다 경찰의 진압봉에 맞아 머리를 다쳤다. 진압하던 경찰관도 김 씨가 휘두른 쇠파이프에 맞아 어깨·손 등에 부상을 입었다.

김 씨는 이날 오전 5시 31분쯤 광양제철소 앞 도로에 높이 7m의 철제 구조물을 설치하고 ‘하청업체 탄압 중지’를 요구하며 고공 농성을 벌였다.

경찰이 금속노련 김 모 사무처장의 집회 현장에서 압수한 정글도(왼쪽)와 석유통. 전남경찰청 제공

윤희근 경찰청장은 집회 전날 회의에서 “불법 집회를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필요한 경우에는 캡사이신 분사기 사용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고추에서 추출한 캡사이신은 매운맛을 내는 ‘천연 최루액’이다. 캡사이신 분사는 지난 2017년 문재인 정부 때 중단됐다.

윤 청장은 “집회 및 행진 시간을 제한했음에도 해산하지 않고 야간 문화제 명목으로 불법 집회를 강행하거나 도심에서 집단노숙 형태로 불법 집회를 이어가 심각한 시민 불편을 초래하는 경우에는 현장에서 해산한다”고 불법의 기준을 밝혔다.

경찰은 지난 5월 16∼17일 민노총 건설노조의 ‘1박 2일 노숙집회’에 미온적으로 대응했다는 여론의 강한 질타를 받았다. 이어 벌어진 지난 25일 금속노조의 대법원 노숙집회는 강제 해산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