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통계 조작 의혹 통계청·한국부동산원 등 압수수색

감사원 "청와대, 최소 94회 이상 통계 작성에 부당 영향력 행사"

정기홍 기자 승인 2023.10.05 14:56 | 최종 수정 2024.01.16 16:15 의견 0

문재인 정부가 집값 등 주요 국가 통계를 조작했다는 의혹과 관련, 검찰이 강제수사(압수수색)에 나섰다.

대전지검은 5일 오전부터 감사원이 수사를 요청한 통계 조작 의혹 사건과 관련해 통계청, 한국부동산원,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 등에서 자료 확보는 물론 업무용 PC 데이터 포렌식 작업을 했다.

검찰의 강제수사는 앞서 감사원이 '주요 국가통계 작성 및 활용 실태' 감사를 거쳐 전 정부 고위직 등 관련자 22명에 대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통계법 위반 등 혐의로 수사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수사 의뢰 대상자 중 일부는 출국금지 조치 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청와대(대통령비서실)와 국토부는 2017~2021년 최소 94차례 이상 한국부동산원 통계 작성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통계 수치를 조작하게 했다.

장하성 전 정책실장은 문 전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17년 6월부터 국토부에 집값 변동률 '확정치'(7일간 조사 후 다음 날 공표)를 공표하기 전 '주중치'(3일간 조사 후 보고)와 '속보치'(7일간 조사 즉시 보고)를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이때 주중치보다 속보치와 확정치가 높게 보고되면 사유를 보고하라고 압박하고 이후엔 주중치도 실제보다 낮게 조작하라고 지시했다고 감사원은 주장했다.

감사 결과 청와대와 국토부가 원장 사퇴까지 종용하면서 압박을 이어가자 한국부동산원은 2019년 2월부터 2020년 6월까지 70주간은 아예 조사 없이 임의 예측치를 주중치로 만들어 보고했다.

감사원은 이 같은 유출·조작이 후임 김수현·김상조·이호승 정책실장 재임 때까지 계속됐다고 보고 있다.

감사원은 집값뿐 아니라 소득·고용 관련 통계에도 청와대가 정권에 유리한 쪽으로 왜곡·조작하기 위해 개입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이 수사 요청한 대상에는 전임 정부 정책실장 4명(장하성·김수현·김상조·이호승)이 모두 포함됐다.

홍장표 전 경제수석, 황덕순 전 일자리수석,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 강신욱 전 통계청장, 윤성원 전 국토부 1차관, 김학규·손태락 전 한국부동산원장도 대상이다.

감사원은 이 외에 범죄 혐의가 있다고 의심하는 7명에게도 수사참고자료를 송부하는 등 모두 29명을 수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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