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오는 10월 31일 핼러윈 축제를 앞두고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이태원, 홍대, 강남 등 사람이 많이 몰리는 지역에 ‘AI(인공지능) 인파 감지 시스템’을 설치한다.
이 시스템은 고화질 CCTV와 영상 분석 서버가 거리의 사람 수를 자동 계산해 실시간으로 관할 구청과 서울시청, 경찰, 소방 당국에 알려준다. 지금까지는 CCTV 관제센터 직원이 직접 화면을 보면서 인파 밀도를 확인해 조치했다.
12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200만 화소 이상의 고화질 CCTV와 영상 분석 서버로 구성된다. 서울시는 이 시스템 구축에 78억 원을 투입한다.
이 시스템은 CCTV가 거리의 영상을 촬영해 관할 구청의 CCTV 관제센터로 실시간 전송하고 센터의 인파 밀집도 영상분석 서버가 자동으로 분석해 사람 수를 센다. 밀집도가 1㎡당 6명 이상 되면 바로 서울시와 경찰, 소방 상황실로 영상과 분석 결과가 전파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전체 인파 규모와 흐름을 파악할 수 있도록 설치 지점 일대에는 총 5곳의 영상이 동시에 뜬다”며 “각 상황실에는 사이렌과 경광등을 설치해 큰 소리로 경보도 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중 거리 입구에 설치한 CCTV에는 전광판도 만들어 밀집도와 위험 정보를 보여주고, 밀집도가 높으면 스피커로 안내방송도 한다.
밀집도 기준은 각 지점의 거리 폭과 경사도 등에 따라 위험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CCTV를 설치하는 지점에 따라 달리 정하기로 했다. 즉, 좁고 가파른 길은 상대적으로 적은 사람이 모여도 경보를 발령한다.
인파 밀집도는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4단계로 나눈다.
1㎡당 1~2명이 모이면 관심, 2~4명은 주의, 4~6명은 경계로 단계를 구별한다. 6명 이상이 모이면 심각 단계로 보고 서울시와 경찰·소방에 경보를 울린다.
서울시는 이 시스템을 올해 연말까지 25개 모든 자치구에 설치할 계획이다.
CCTV는 71개 지역, 296개 지점에서 909대를 설치하며 이 중 572대를 핼러윈 축제 전까지 우선 설치한다.
우선 설치 지역은 용산구 이태원, 마포구 홍대, 종로구 익선동, 성동구 성수동 카페거리, 왕십리역 한양대, 광진구 건대입구역, 서대문구 연세로, 강서구 발산역, 영등포구 문래동 맛집거리, 관악구 샤로수길·신림역, 강남구 강남역·논현역·압구정 로데오거리 등이다.
지난해 핼러윈 참사가 발생했던 이태원에는 총 47대가 설치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미 200만 화소 이상 CCTV를 설치한 지역은 서버만 추가 설치하면 돼 간편하다”며 “국내 IT 기업의 영상분석 기술이 이미 높은 수준에 올라가 있어 기술적으로도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이 시스템은 지난달부터 송파구와 서초구, 서대문구에서 이미 시범 운영을 하고 있다.
서울시는 또 현장에 출동한 소방 대원이 ‘보디캠(body cam)’으로 촬영하는 영상을 서울시 상황실에서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미러링 시스템’도 구축했다. 그동안에는 119 상황실에만 전송됐다.
서울시는 25개 구청에 인파 사고 등 재난 상황만 24시간 모니터링 하는 ‘재난안전 전담 상황실’도 설치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동안 각 구청 상황실은 재난뿐 아니라 주차 단속 등 시민 민원까지 대응해야 했지만 재난 기능만 분리해 전문성과 대응 속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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