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9년 역사의 통조림과 주스를 생산하는 미국 기업 ‘델몬트 푸드’가 경영난으로 파산보호 절차에 들어갔다.
3일 미국 CNN 등에 따르면 델몬드 푸드는 1일 자발적으로 파산보호를 신청하고, 모든 자산의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주요 채권자들과 합의에 따라 미국 뉴저지 파산법원에 파산법 ‘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연방 파산법 챕터11은 기업이 법원의 감독 아래 영업 등을 지속하면서 채무를 재조정하는 절차다.
델몬트의 통조림 식품들. 델몬트 공식 페이스북
그레그 롱스트리트 최고경영자(CEO)는 “모든 가능한 옵션을 철저히 평가한 결과 법원 감독 아래 매각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회생 속도를 높이고 더 강력하고 지속적인 델몬트 푸드를 만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델몬트 푸드가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자산과 부채는 10억 달러(약 1조3560억원)에서 100억 달러(약 13조5600억원) 규모다. 롱스트리트 CEO는 “개선된 자본 구조, 새로운 소유주 밑에서 우리는 장기적 성공을 위해 더 나은 위치에 서게 될 것”이라고 했다.
회사 측은 파산 절차 동안 운영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9억1250만달러(약 1조2400억원) 규모의 운영 자금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델몬트는 코로나 기간 집에서 식사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통조림 수요가 급증하자 생산량을 늘렸다. 하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통조림 판매는 부진했고, 과도한 재고를 처리하지 못해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 또한 소비자 선호도가 보존제가 많은 통조림 식품에서 건강에 좋은 식품을 찾는 분위기로 변하기도 했다.
1886년에 설립된 델몬트그룹은 모회사 델몬트 퍼시픽을 정점으로 두고 아시아 지역에 과일을 유통하는 델몬트 필리핀과 미국 사업을 주도하는 델몬트 푸드 등을 두고 있다. 델몬트 푸드는 과일‧채소 통조림 브랜드 델몬트를 비롯해 육수 브랜드 칼리지 인, 통조림 토마토 브랜드 콘타디나 등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서 델몬트는 ‘국민 물병’으로 불렸던 오렌지 주스 유리병으로 친숙한 브랜드다. 1992년 한국에 진출해 한국델몬트후레쉬프로듀스로 운영되고 있다. 회사 측은 일부 해외 자회사는 이번 파산보호 절차에 포함되지 않으며 평소처럼 계속 운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