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뉴리더②]"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HBM 이미 완판, 벌써 2025년 준비"...김기태 SK하이닉스 부사장

임지연 승인 2024.02.21 22:29 | 최종 수정 2024.02.27 19:27 의견 0

“생성형 AI 서비스의 다변화 및 고도화로 AI 메모리 솔루션인 HBM 수요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고성능·고용량의 특성을 지닌 HBM은 메모리 반도체가 전체 시스템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기존 통념을 뒤흔든 기념비적인 제품입니다. 특히, SK하이닉스 HBM의 경쟁력은 탁월합니다. 높은 기술력으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서 앞다퉈 찾고 있습니다.”

김기태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올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고성능 반도체 HBM시장에서 1위 자리 수성을 더욱 확고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 제공


올해 새롭게 임원 그룹에 합류한 김기태 SK하이닉스 HBM 마케팅 & 영업 담당 부사장은 21일 이 회사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HBM 시장 주도권 강화 및 미래 영업 전략을 밝히면서 이같이 말했다.

사실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최대 화두는 HBM이었다.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AI의 부상에 따른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인 HBM수요는 그야말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HBM(High Bandwidth Memory)은 여러 개의 D램 칩을 TSV(Through Silicon Via, 수직관통전극)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부가가치, 고성능 제품이다. 1세대(HBM)-2세대(HBM2)-3세대(HBM2E)-4세대(HBM3)를 거쳐 현재 5세대(HBM3E)까지 개발됐는데, HBM3E는 HBM3의 확장(Extended) 버전이다.

기술 경쟁력을 앞세워 HBM 시장을 주도하는 SK하이닉스는 HBM 매출의 기록적인 증가를 기록, 2023년 4분기 흑자 전환을 이끌며 업황 반등의 청신호를 밝혔다.

그 중심에 김기태 부사장이 있었다. 풍부한 현장 경험을 토대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을 대상으로 고객 관리(Account Management) 업무를 수행하며 매출 증대 및 고객 파트너십 강화에 기여해 왔다.

김 부사장은 앞서 2018년에는 회사 최대 영업이익 달성의 황금기를 견인했고, 2022년부터는 불황 극복을 위한 다운턴 TF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맡았다. 불안정한 시장 상황 속에서도 회사 영업의 최전방을 사수해 온 주역인 셈이다.

HBM 시장 주도권 강화가 목표

HBM의 영업 경쟁력도 두말할 것도 없이 ‘기술력’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김 부사장은 강조한다. AI 메모리 수요가 급증한 시장 상황에 적기 대응하기 위해서는 고객이 요구하는 스펙을 먼저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시장 변화를 감지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했던 것도 주효했다.

“영업·마케팅 측면에서 AI 시대에 대응할 준비를 꾸준히 해 왔습니다. 고객과의 협력 관계를 미리 구축했고, 시장 형성 상황을 예측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회사가 누구보다 앞서 HBM 양산 기반을 구축하며 제품 개발을 진행했고, 빠르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습니다.”

SK하이닉스의 올해 목표는 HBM 1등 회사 타이틀을 사수하고, 더욱 강한 HBM 시장 리더십 구축이다. 이를 위해 김 부사장이 이끄는 HBM 영업 및 마케팅 조직을 포함해 제품 설계, 소자 연구, 제품 개발 및 양산까지의 모든 부서를 모아 ‘HBM Business’ 조직을 신설했다.

김 부사장은 “고객과의 우호 관계를 넓히고 시장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회사와 조직에 필요한 이정표를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술력은 기본, 제품 상용화 시간(Time To Market)단축이 관건

김기태 SK하이닉스 부사장은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인 HBM 시장 선점을 위해 2025년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제공


김 부사장에게 가장 힘들었던 때는 2022년 시작된 다운턴 시기였다. 불황의 골은 국제 정세 불안정과 겹치면서 더욱 깊어졌다.

“정말 한 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구성원들의 피로가 극심했지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모두 마음을 모았습니다. 영업 측면에서는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춰서 HBM을 중심으로 AI 서버 및 데이터센터 향(向) 제품 위주로 판매 역량을 집중했고, 이 과정에서 당장의 이익을 좇기보다 더 멀리 보고 고객사와의 협력을 강화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모여 SK하이닉스가 다운턴 상황을 잘 헤쳐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대외적으로 불안정한 요소들이 아직 남았지만, 올해 메모리 반도체 업황 상승세가 시작되었다고 진단했다.

“2024년 갑진년, 그토록 고대하던 업턴의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도약의 시기, 사업적으로도 최고의 성과를 만들 수 있도록 전방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실제로 글로벌 빅테크 고객들의 제품 수요가 회복되고 있으며, PC나 스마트폰 등 자체 AI를 탑재한 온디바이스(On-Device) 등 AI의 활용 영역이 넓어짐에 따라 HBM3E뿐만 아니라 DDR5, LPDDR5T 등 제품 수요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 부사장은 “지속적인 시장 우위 선점을 위해서는 기술 경쟁력은 기본이고, 영업적인 측면에서 TTM(Time To Market: 제품이 구상되고 시장에 나오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고객 물량을 선제적으로 확보, 좋은 제품을 더 좋은 조건에 판매할 수 있도록 협상하는 것이 반도체 영업의 기본입니다. 우리는 좋은 제품을 갖췄으니, 이제는 속도전입니다. 올해 HBM은 이미 ‘완판’입니다. 2024년이 막 시작되었지만, 우리는 시장 선점을 위해 벌써 2025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원팀 시너지로 고객에 토털 솔루션 제공, 업황 반등 견인

김 부사장은 HBM 매출 1위라는 자부심과 함께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털어놓았다.

“반도체 영업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협력해야 하는 직무입니다. 대형 고객들의 기대 수준에 맞추려면 기술력뿐만 아니라 품질 관리, 영업, 마케팅 등의 다양한 요소를 아우른 토털 솔루션을 제공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는 조직 운영에도 최적화를 꾀했습니다. 리더의 방향 설정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때, 각 팀의 역량을 결집해 원팀(One Team) 시너지를 극대화하며 선봉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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