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주식 계좌관리인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측이 과거 김건희 여사에게 수표 3억 원을 전달한 적이 있다고 법정에서 주장했다.
이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 과정에서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진술이다.
이 전 대표 측 변호인은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오세용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변호사법 위반 혐의 결심공판에서 "김건희에게 수표로 3억 원을 준 적이 있다"며 "해병특검이 (수사 대상) 사건이 아니라고 해서 김건희 특별검사팀(민중기특검팀)에 가서 얘기했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해병대 출신으로 해병특검에서도 조사를 받았다.
김건희 계좌관리인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민중기특검의 조사를 받고 나오고 있다. KBS 뉴스 캡처
이 돌발 발언은 이른바 '김건희특검'으로 불리는 민중기특검이 이날 법정에서 이 전 대표에게 징역 4년을 구형한 이후 변호인의 최후변론에서 나왔다. 김건희특검은 이 전 대표에게 징역 4년과 벌금 1000만 원, 추징금 8390만 원을 구형했다. 선고는 내년 2월 13일 열린다.
특검이 증거 인멸과 수사 비협조를 이유로 실형을 구형하자 수사에 협조해 왔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방편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 측 변호인은 "해병특검 조사 당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 대한 구명로비를 했다고 진술하면, 다른 모든 것은 조사하지 않겠다는 말을 들었다. 이에 이 전 대표에게 지금까지 말하지 않은 게 뭔지 확인하니 김 여사에게 수표로 3억 원을 준 적이 있다고 했다"고 밝혔다. 해병특검에서 일종의 '플리바게닝' 제안을 받고 수표 제공을 털어놨다는 말이다.
하지만 변호인은 "김건희특검에 3억 원 전달 경위를 비교적 상세히 설명했지만 특검팀이 망신주기식 수사와 별건 수사를 이어왔다"며 "실체적 진실 못지않게 절차가 지켜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변호인은 3억 원이 김 여사의 주식 투자 수익 가운데 일부라고 주장했다. 김 여사가 이 전 대표에게 투자금 15억 원을 맡겼고 투자수익 3억 원을 보태 내서 18억 원을 돌려줬다고 했다.
돈을 전달한 시점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이 불거지기 이전이라고 덧붙여 이 전 대표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이전부터 김 여사와 알고 지냈다는 근거를 보여준다.
변호인 측은 특검에 이 사실을 진술했다고 했다.
하지만 특검팀은 초기에 해당 진술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다가 이후 정식 조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특검팀이 조사를 했다면 관련 범죄 혐의를 확인하지 못했거나 혐의 공소시효가 지나 재판에 넘기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