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샘 올트먼 고소..."AI 영리 추구 안돼"

지난 29일 미 샌프란시코 고등법원에 전격 소장 제출
영리사업 중단, 인공지능(AI) 기술 오픈 소스 공개 요구
올트먼 CEO, 오픈AI, MS 아직 공식 반응 없어

임지연 승인 2024.03.02 09:26 | 최종 수정 2024.03.02 09:28 의견 0

창립 사명 위반에 따른 정당한 소송인가. 견제를 위한 뒷다리 잡기인가.

머스크가 올트먼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인류에 혜택을 준다더니,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이익 추구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미 6년전 오픈AI 이사진을 떠난 뒤 자신도 지난해 AI 스타트업을 만들었으면서, 뒤늦게 인류 공영 운운하며 소송을 낸 데 대해 일각에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진짜 의도가 무엇이든, 세계 최고 부자 타이틀을 거머쥔 남자와 가장 가치 있는 기업을 이끌고 있다는 두 사람의 법정 대결은 글로벌 스타플레이어 간의 격돌인데다, 소송 명분이나 논리 싸움 등에서 세기의 재판이 될 전망이다.

일론 머스크(왼쪽) 테슬라 CEO가 지난 29일 샘 올트먼 오픈AI CEO를 상대로 미국 샌프란시스코 고등법원에 소송을 냈다. 설립 당시의 비영리 사명을 어기고 영리 추구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X(엑스, 엣트위터) '@ohmahahm' 캡쳐.


2일 외신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사와 CEO 샘 올트먼을 상대로 △영리사업 중단 △인공지능(AI)기술의 오픈소스 공개 등을 요구하는 취지의 소송을 2월 29일 샌프란시스코 고등법원에 전격 제기했다.

한마디로 오픈AI사가 MS와 수 십억 달러 규모의 파트너십을 맺은 건, AI를 신중하게 개발하고, 그 기술을 대중에게 공개한다는 설립 당시의 비영리 임무를 위반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따라서 당초 약속대로 챗 GPT-4를 포함한 연구 및 기술 자산을 대중에 공개하는 한편, MS나 개인의 금전적 이익을 위해 사용하는 것을 금지해 달라는 판결을 법원에 구한 것이다.

머스크는 지난 2015년 올트먼 및 그의 공동 창업자 그렉 브록먼과 함께 오픈AI 설립에 참여했으나, 올트먼 CEO가 영리를 추구한다며 충돌해 2018년 이사회에서 물러났다.

소장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금도 오픈AI의 웹사이트에서는 AGI(인간과 동등하거나 더 나은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범용 인공지능)가 '모든 인류에게 이익이 되도록 하는 것'이 자사의 헌장이라고 계속 공언하고 있다"며 "그러나 실제 오픈AI는 소스를 비공개하고 있으며, 세계 최대 기술 회사인 MS의 자회사로 사실상 변모했다"고 강조했다.

오픈AI가 2023년 가장 강력한 언어 모델인 GPT-4를 본질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 제품으로 출시했다며, 오픈AI가 'Q스타'라는 더 강력한 AGI 모델을 개발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사실, 인공지능을 둘러싼 영리화 문제는 머스크의 이번 소송 제기 이전에도 큰 문제가 됐다.

비영리 법인 형태로 영리 회사 활동을 진행하던 오픈AI가 지난해 11월 올트먼 CEO의 전격적인 축출 사태로 내부 노선 갈등 문제를 드러낸 게 대표적이다. AI개발의 윤리적 위험성을 제기하며 신중론을 내세우는 쪽과 시장 선도론을 주장하는 쪽이 격돌한 것이다.

'올트먼이 MS로 이적하기로 했다', '엔지니어의 90%가 줄사표를 낸다' 는 등 우여곡절 끝에 결국 올트먼의 오픈AI CEO 복귀로 일단락 된 바 있다.

이에 대해 머스크는 당시 그 과정에서 이사회 멤버가 교체된 것도 문제가 있다며 올트먼과 그렉 브록먼, MS가 손잡고 원래의 공적 사명을 중시하는 이사회 멤버 대다수를 쫓아냈다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올트먼은 이전 이사회가 갖고 있던 기술 전문성이나, AI 거버넌스에 대한 실질적 배경이 부족한 새 이사회를 직접 짰다"며 "오픈AI의 새 이사회는 인류의 혜택을 위해 AGI를 개발한다는 사명을 포기하고, 거대 영리기업의 손 안에 들어갔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오픈AI와 올트먼, MS 등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이번 소송이 최근 대규모 투자 유치와 국내외 불공정 조사를 앞둔 올트먼과 MS에 어떤 영향이 미칠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한편, 머스크는 그동안 기회 있을 때마다 오픈AI가 MS와 손잡고 위험한 AI 기술로 영리추구를 한다고 비난하면서, 자신은 인류를 위해 최고의 진실을 탐구하는 AI를 개발키로 했다며 지난해 7월 스타트업 'xAI'를 설립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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