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진 전 국민의힘 의원(김해시 을 당협위원장)이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100% 발언의 자유를 누리며, 전 정권 기관장들을 사냥감 삼아 계획적으로 창피를 주고 모욕을 안기며 대통령 놀이를 즐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국토교통부 등 업무보고에서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에게 "참 말이 기시다", "지금 다른 데 가서 노시냐" 등 높은 언성에 조롱성 표현을 하며 질책 발언을 해 화제가 돼 있다.

조해진 국민의힘 김해시 을 당협위원장. 조 위원장 페이스북

조해진 전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조 전 의원은 13일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이 대통령 놀이를 즐기고 있다. 정부 기관 업무보고 자리에서 자신은 아무 말 대잔치를 벌이면서 업무 보고자들에게는 반론을 틀어막고 굴종과 침묵을 강요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전 정권 기관장들을 사냥감으로 삼아 계획적으로 창피를 주고 모욕을 안긴다. 자기만 아는 지엽말단적 지식을 들이대며 상대방을 무지·무능한 사람으로 몰아붙인다"며 "소관 업무도 아닌 것을 들고 나와 무책임한 사람으로 잡아족친다"고 개탄했다.

조 전 의원은 동북아역사재단의 업무보고도 언급했다. 박지향 재단 이사장은 2024년 1월 취임해 전 정권 인사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교육부 산하기관 동북아역사재단 업무보고에서 "역사교육과 관련해 '환빠 논쟁'이 있지 않느냐. 환단고기 연구하는 사람들을 비하해서 '환빠'라고 부르지 않나. 고대사 논란을 놓고 다툼이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환단고기는 역사학계에서 위서로 판단하며 학술적 논쟁이 마무리된 사안으로, 일부 역사 마니아들이 일종의 유희로 언급하는 낱말인데 정부 공식 업무보고에서 언급돼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박 이사장은 "소위 재야 사학자들이라고 하는 분들 얘기 같은데, 저희는 이론이 더 설득력이 있는 전문 연구자들의 의견을 들을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그치지 않고 "증거가 없는 것은 역사가 아니라는 건가"라고 되물었고, 다시 박 이사장이 "역사는 사료를 중심으로 하고 기본적으로 문헌사료를 중심으로 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재차 "환단고기는 문헌이 아니냐"고 답하는 등 업무보고와 큰 관련이 없는 질문을 했다.

조 전 의원은 "동북아역사재단 보고에서는 사이비 지식을 가지고 아는 체를 하다가 정통 역사학자한테 창피를 당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논리가 궁하거나 말발이 달리면 대통령 위세로 짓누르려고 하는 것이 어린애들한테서나 볼 수 있는 유치한 행태"라고 폄훼했다.

그는 "기관장들은 할 말이 없어서가 아니라 대통령 심기를 건드리기 싫어서 말을 참는데, 대통령은 자기가 똑똑해서 이겼다고 착각하는 모습이다"며 "국민으로서 지켜보기가 낯부끄럽다"고 한심해 했다.

조 전 의원은 이 대통령의 이같은 언사에 "본인은 100% 발언의 자유를 누리고 상대방에게는 억지 침묵을 강요할 수 있는 지금이 그나마 대통령 놀이 하기 좋은 때"라며 "때가 되면 입장이 바뀌어서 거꾸로 본인이 질문을 받고 추궁을 당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그때는 진실만 말해야 하고, 지금처럼 아무 말 대잔치를 벌였다가는 경을 치게 될 것"이라고 쓴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