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한국, 올해 수출 긍정적…통화 긴축 유지해야”

임지연 승인 2024.04.19 07:52 | 최종 수정 2024.04.19 08:20 의견 0

“올해 한국은 반도체에 대한 글로벌 수요에 힘입어 수출 전망이 긍정적이지만, 중국의 경기 둔화가 더 장기화되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 전체에 타격을 줄 것이다.”

크리슈나 스리니바산 IMF(국제통화기금) 아시아·태평양국장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 본부에서 아태 지역 경제 전망을 브리핑하고 있다. X(엑스, 옛옛트위터) 캡쳐.


크리슈나 스리니바산 IMF(국제통화기금) 아시아·태평양국장은 18일(현지시간) 워싱턴 본부에서 가진 아태 지역 경제 전망 브리핑에서 "아태 지역은 2024년, 지난해 10월 대비 0.3% 포인트 상향된 4.5%, 2025년에는 4.3% 각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그는 "신흥 아시아 경제의 견조한 내수가 활발한 경제 활동을 촉진함에 따라 2023년 하반기에는 놀라운 성장세를 보였다"며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특히 인도는 상당한 성장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태 지역의 성장은 2023년 5.0%에 달했으며, 그 기세는 2024년까지 이어진다"고 진단했다.

다만 성장 동인은 국가마다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중국과 인도에서는 투자가 성장에 불균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투자가 대부분 공공투자이고, 특히 인도가 그렇다"며 "중국과 인도를 제외한 신흥 아시아 국가에서는 견조한 민간 소비가 주요 성장 동력으로 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한국과 같은 일부 선진국에서는 첨단 반도체에 대한 세계적 수요 증가에 힘입어 수출이 긍정적인 자극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내수는 점진적으로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이어 아시아 지역은 대부분의 다른 지역에 비해 인플레이션이 진정된 것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한국,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는 지속적인 물가 압력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목표치를 초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IMF는 2023년 아태 지역 대부분의 국가가 예상보다 더 성장했다며 2024년에도 그런 기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IMF 자료


또 중국과 태국과 같은 국가에서는 인플레이션이 낮은데, 이는 원자재 가격 하락과 수요 약화로 인해 근원 물가(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물가)에 하방압력이 가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인플레이션은 중앙은행 목표치에 수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차별화된 정책 접근법이 필요한데, (한국 같은)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는 경제에서는 더 오랫동안 긴축적인 입장을(a tighter-for-longer stance in economies where inflation is elevated) 취하고, 상당한 여유가 있는 경제에서는 완화적인 거시 정책을(accommodative macro-policies in economies with sizeable slack)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미국 통화 정책은 아시아에 중요하다"며 "IMF 분석에 따르면 미국 금리는 아시아 금융 상황과 환율에 강력하고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완화 정책에 대한 기대는 아시아 물가 안정 요구와 무관한 요인들로 인해 최근 몇 달 동안 등락을 거듭했다"며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국내 인플레이션에 초점을 맞추고, 연준의 예상 움직임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정책 결정을 피할 것을 권고한다. 중앙은행들이 미국 연준을 너무 바짝 따라간다면 자국의 물가 안정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24년 4월 IMF의 세계경제 전망. X 캡쳐.


한편 스리니바산 국장은 아태 지역에 미치는 중국 경제의 영향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IMF는 며칠 전 중국 경제의 성장률이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2023년 5.2%, 2024년 4.6%, 2025년 4.1%로 계속 둔화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올 1분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는 상승세를 보였고, 3월 제조업 및 서비스업 PMI(구매관리자 지수)수치는 상당히 강세를 보인 반면, 부동산 섹터는 여전히 부진했다”며 “내수 약세 속에서 인플레이션은 2023년 말과 2024년 초에 마이너스로 돌아섰지만, 2월에는 플러스 영역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경기의 둔화가 더 오래갈 경우 아태 지역에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수출 가격이 2023년 하반기에 하락했는데, 이는 베트남과 한국처럼 중국과 유사한 제품을 생산해 중국과 경쟁하는 국가들의 이익률에 하방 압력을 가할 뿐만 아니라 수출량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그러나 긍정적인 면도 있다. 중국의 강력한 정책 지원은 아태 지역에 좋은 소식이 될 수 있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지원 규모뿐 아니라 지원의 성격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중국 부동산 부문의 스트레스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는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고 내수를 촉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의 공급량 확대 정책(전기차, 태양광, 배터리 등 저가 밀어내기 수출 정책)은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압력을 강화하고, 주변국과 마찰을 일으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밖에 각국 정부가 공공부채 증가 억제와 재정 건전성 재건 정책에 집중할 것을 권고했다.

선진 및 신흥 경제 정부 총부채 비율 추이(회계년도 GDP의 백분율). X 캡쳐


현재의 재정 계획에서 (각국)정부가 이러한 계획을 구체적인 정책으로 뒷받침하고 이행한다면 대부분의 경제에서 부채 비율이 안정화될 것이지만, 그래도 부채는 팬데믹 이전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부채 수준을 줄이려면 정부는 더 많은 수입을 징수하고 지출을 간소화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개발요구, 사회 안전망, 기후 완화 및 적응에 지출할 수 있는 예산 공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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