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노소영 이혼 2심 재판부, 판결문 수정...재산분할 판결 1조 3800억 원은 유지

정기홍 승인 2024.06.17 18:30 | 최종 수정 2024.06.23 22:11 의견 0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을 심리한 항소심 재판부가 17일 판결문 일부를 수정하고, 경정된 판결문 정본을 양측에 보냈다.

앞서 최 회장 측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판결에 재산 분할 관련 객관적이고 명백한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었다.

서울고법 가사2부(재판장 김시철)는 이날 최 회장과 노 관장 2심 판결문 가운데 지난 1998년 5월 대한텔레콤(SK C&C) 주식 가액 관련 부분을 수정했다.하지만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 분할로 1조 3808억 원을, 위자료로 20억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 핵심 내용은 그대로 유지했다.

그룹 회의를 주재하는 SK 최태원 회장. SK 제공

원래 2심 판결문은 대한텔레콤 주가가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 별세 당시인 1998년 5월 ‘주당 100원’이며, 이후 최 회장 재임 기간 중에 355배 올랐다고 적시했다.

2심 재판부는 이 부분을 ‘주당 1000원’, 최 회장 재임 기간 중 35.6배 오른 것으로 수정했다.

대한텔레콤은 현재 SK그룹 지배구조 정점인 SK㈜의 모태 기업이다.

당초 재판부는 대한텔레콤 주식이 최 선대회장 때 12.5배 오르고, 이후 최 회장 재임 기간 중 355배 올랐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SK 측은 1998년 5월 ‘주당 100원’ 기준은 오류라고 주장했다.

그동안의 두 차례 액면 분할을 고려하면 1998년 당시 주가가 100원이 아니라 1000원이 돼야 하는데 ‘0′하나가 빠졌다는 것이다.

이 오류를 정정하면 SK 주식의 ‘상속 재산’ 성격이 강해져 재산 분할 결론을 다시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노 관장 측 대리인은 “해당 부분은 SK C&C 주식 가치의 막대한 상승의 논거 중 일부일 뿐”이라며 “최 회장 측 주장에 의하더라도 결론에는 지장이 없다”고 반박했다.

2심 재판부도 SK 측의 주장대로 해당 부분을 수정했지만 다른 문장은 고치지 않았다.

법조계에선 최 회장 측의 주장대로 분할 대상 자체가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이혼소송의 분할대상 재산 가치는 재판이 끝날 무렵의 시가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2024년 기준 주가는 1주당 16만 원으로 같다.

재판부가 판결 오류를 수정한 이유는 재산분할의 주요 쟁점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기여가 있었는지의 여부이고, 최 회장과 최종현 선대회장의 기여는 크게 중요한 쟁점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최 회장 측은 “오류는 단순한 숫자의 오기가 아니라 그 오류에 기반해 재산분할 대상 및 분할 비율 판단을 한 것으로 판결의 전제가 된 주요 사실에 대한 오류”라며 “경정결정만으로는 항소심 판결의 심각한 오류를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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