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매트 뛰어내린 2명도 숨져···경기 부천 9층 호텔 화재, 7명 사망·3명 중상
“8층 객실서 연기 난다” 첫 신고
대다수 7~9층 머물러, 삽시간에 연기 번져
정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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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3 00:24 | 최종 수정 2024.08.23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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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경기 부천 도심의 한 호텔에서 화재가 발생해 투숙객 7명이 숨지고, 12명이 연기를 마시는 등 중경상을 입었다. 사망한 투숙객 대부분은 8~9층 계단과 복도에 발견됐고, 8층에서 바닥 에어매트로 뛰어내린 투숙객 2명은 숨졌다.
소방 당국은 “화재 발생 약 3시간 만인 밤 10시 26분 화재는 진압했으나, 객실 수색이 끝나지 않아 인명 피해는 더 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39분쯤 부천시 원미구 중동에 있는 9층짜리 호텔의 8층 객실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했다.
이 화재로 숨진 투숙객 7명은 대부분 호텔 8~9층 사이 계단과 복도 등에서 발견됐다. 또 다른 투숙객 3명은 중상, 9명은 경상을 입어 인근 병원 6곳으로 이송됐다.
사망자는 남성 4명, 여성 3명으로 20대~50대로 모두 내국인이었다.
투숙객 2명은 호텔 외부에 설치된 에어매트 위로 뛰어내렸지만 숨졌다. 에어매트가 정상적으로 펼쳐져 있었지만 처음 한 명의 구조자가 뛰어내린 뒤 에어매트가 뒤집혔다.
소방 관계자는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연기가 꽉 차 있어서 진화 작업에 시간이 걸렸고, 객실 문이 잠긴 경우가 많아 투숙객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이날 불은 호텔 건물 전체로 번지거나 인근 건물로 옮겨 붙지는 않았으나 삽시간에 매캐한 연기가 퍼져 인명 피해가 컸다.
화재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화재 발생 전 한 투숙객이 810호 객실에 들어갔다가 “타는 냄새가 난다”고 말해 객실을 바끈 것으로 조사됐다.
이 호텔은 철근콘크리트 건물로 지하 2층, 지상 9층 연면적 4225㎡ 규모다. 객실은 64개다. 화재 당시 투숙객은 27명이었는데, 대부분 7~9층 객실에 몰려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호텔에는 스프링클러도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7년 개정된 건축 소방법에 따르면 6층 이상 모든 신축 건물에 층별로 스프링클러를 설치해야 하지만 이 호텔은 2003년에 건축돼 설치 대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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