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텔레그램 법인' 첫 내사…딥페이크 성범죄 방조 혐의
경찰청 국수본부장 "수사 어렵지만 국제사회와 공조해 수사 방법 찾겠다"
정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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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2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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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텔레그램 법인에 대해 딥페이크 성범죄 방조 혐의를 적용해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 한국 경찰이 텔레그램 법인을 조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종수 경찰청 국사수사본부장은 2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프랑스에서 했듯이 서울경찰청이 텔레그램 법인에 대해 입건 전 조사에 착수했다"며 "혐의는 허위영상물 등 범죄 방조에 대한 것"이라고 밝혔다.
우 본부장은 "텔레그램이 계정정보 등 수사 자료를 우리뿐 아니라 미국 등 다른 국가 수사기관에도 잘 주지 않는다"며 수사상 어려움을 인정했지만 "텔레그램을 이용한 범죄를 지금까지 전혀 검거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저희 나름의 수사기법이 있어 최선을 다해 수사하는 중"이며 "프랑스 수사당국이나 각종 국제기구 등과 공조해 이번 기회에 텔레그램 수사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프랑스 정부는 텔레그램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파벨 두로프를 지난달 24일 파리에서 체포하고 온라인 성범죄, 마약 유통 등 각종 범죄를 방조 및 공모한 혐의로 예비기소했다.
프랑스 검찰은 미성년자 성 착취물 사건을 수사하면서 텔레그램에 용의자 신원을 알려달라고 요청했지만 텔레그램이 응답을 하지 않자 지난 3월 두로프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청의 수사는 프랑스 정부를 필두로 텔레그램 범죄에 대한 국제사회의 수사가 시작되자 수사 의지를 적극 피력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국수본에 따르면 지난달 26∼29일 나흘간 딥페이크 성범죄는 총 88건이 접수됐고 피의자 24명을 용의자 또는 혐의자로 특정했다.
우 본부장은 "올해 1∼7월 총 297건, 주당 평균 9.5건의 신고가 접수된 것과 비교하면 지난주에는 거의 10배가 된 것"이라며 "'미투 운동'처럼 과거에 그냥 넘어갔던 일을 피해자들이 적극적으로 신고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피해자들은 최근 '누가 했다'는 것까지 함께 적시해 수사 의뢰를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경찰은 딥페이크 성 착취물을 자동 생성하는 텔레그램 프로그램(봇) 8개를 입건 전 조사 중이며, '겹지인방' 등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합성물을 만든 뒤 유포하는 텔레그램 단체방도 조사 중이다.
딥페이크 봇을 만든 제작자는 범행 공모 및 방조 등의 혐의 적용을 검토할 계획이다.
한편 '여군 딥페이크방'은 존재 사실이 보도된 당일 '폭파'돼 사실상 수사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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