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이 출시 15년 만에 대 개편된다.
카카오는 23일 경기 용인 카카오 AI(인공지능) 캠퍼스에서 개발자 대회인 ‘이프(if) 카카오 25’를 열고 그동안 '빅뱅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추진해왔던 카카오톡 개편안을 발표했다.
카카오톡은 지난 2010년 출시 때부터 채팅 서비스에 집중해왔지만 앞으로 소셜미디어 기능, 인공지능(AI) 검색 기능 등이 대거 추가된다.
정신아 카카오 최고경영자가 23일 경기 용인시 '카카오AI캠퍼스'에서 열린 '이프 카카오'에서 카카오톡 개편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카카오
정신아 카카오 최고경영자(CEO)는 “이 정도 규모의 변화는 카카오톡 역사상 처음”이라며 “이용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시대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해 카카오의 향후 15년을 준비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새 기능이 적용된 카톡은 23일 오후부터 순차 업데이트된다.
▶소셜미디어 기능 추가…메시지 수정 기능도 넣어
가장 큰 변화는 카톡의 첫째 탭인 ‘친구탭’이 기존 전화번호부형에서 소셜미디어 서비스인 ‘인스타그램’처럼 개편되는 것이다.
카톡은 서비스 출시 이후 휴대전화에 등록된 전화번호부 목록을 그대로 옮겨와 ‘가나다’ 순으로 연락처를 정렬했다.
카카오톡의 '친구탭'이 전화번호부형에서 게시물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개편된다./카카오 제공
앞으로는 이용자들이 올리는 각종 게시물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개편된다. 프로필 사진, 상태 메시지 등을 업데이트하거나 게시물을 작성하면 프로필 홈에 표시되는 방식이다. 원하는 사람들에게만 게시물을 보여줄 수 있도록 공개 범위를 설정하는 기능도 적용된다.
카톡의 두 번째 탭인 ‘채팅탭’도 개편된다.
우선 기존에 보낸 메시지 내용을 전송 후 24시간 안에 수정할 수 있는 ‘메시지 수정’ 기능이 추가된다. 수정한 메시지 밑에는 작은 글씨로 ‘수정됨’이 표시된다. 채팅방을 ‘가족’ ‘친구’ ‘직장’ ‘광고’ ‘공공기관’ 등 이용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분류할 수 있는 ‘채팅방 폴더’ 기능도 생긴다. 원하는 폴더를 최대 10개까지 만들어 각 폴더마다 최대 100개의 채팅방을 넣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안 읽은 메시지를 미리 볼 수 있는 기능인 ‘안읽음’ 기능도 추가된다.
‘안읽음’ 탭을 누르면 메시지를 읽지 않은 채팅방만 따로 정렬되는 방식이다.
카톡을 통해 음성 통화를 할 수 있는 ‘보이스톡’ 기능도 업데이트된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보이스톡 통화를 녹음할 수 있고 AI가 즉시 해당 대화 내용을 텍스트로 변환해주고 요약해주기도 한다.
홍민택 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새로운 카톡의 개편에 대해 누군가는 편리하게, 누군가는 낯설게 느낄 수도 있다”면서 “카톡의 개편은 더 나은 대화 경험을 위한 시도”라고 말했다.
특정 메시지를 골라 답장을 할 수 있는 ‘답장’ 기능은 사라지고 ‘댓글’ 기능이 추가된다. 단톡방에 올라오는 메시지 중 특정 주제로 이어지는 댓글들을 한데 모아 관리하는 기능이다. 홍 CPO는 “해당 기능은 오픈 채팅방부터 적용된다”고 말했다.
▶AI 검색, 대화 요약 등도 올해 안에 적용
카카오는 카카오톡에 AI 기능도 대폭 적용한다. 카카오톡 내에서 검색, 일정 관리, 예약·결제까지 AI가 처리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목표다.
우선 카카오의 AI 서비스인 ‘카나나’를 적용해 검색 기능을 제공한다. 현재 채팅 입력창 맨 오른쪽에 있는 ‘#(샵)’을 누르면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이 적용돼 있는데, 해당 기능은 카나나 검색 기능으로 대체된다.
안 읽은 채팅방 대화를 카나나가 요약해주는 기능도 선보일 예정이다. 카톡에 새로 적용되는 ‘채팅방 폴더’ 중에서 ‘안읽음’ 폴더에 있는 채팅방의 대화 내용을 요약해주는 방식이다. 일일이 대화를 확인하지 않고 대화 내용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다.
또한 오픈AI의 챗GPT도 적용된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2월 오픈AI와 협업을 발표했다. 채팅탭 상단에 적용되는 ‘챗GPT’ 버튼을 누르면 챗GPT를 사용할 수 있다. 오픈AI의 최신 모델인 GPT-5가 적용된다.
기존 챗GPT에서 제공 중인 검색, 이미지 생성 기능 등을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다. 챗봇과 주고받은 대화 내용과 콘텐츠를 채팅방에 바로 공유할 수도 있다.
카카오톡에 올해 안에 챗GPT를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 적용된다. 카카오
카카오 관계자는 “이번 대규모 개편에 대해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경청하고 이를 반영해 기능을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이용자들의 쾌적한 경험을 위한 업데이트를 지속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