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한국 정부의 론스타 승소 소식이 알려진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누구는 7800억 사기꾼들에 안겨주고, 누구는 4000억 국고 손실 막았다"고 대비시키며 일갈했다.
이날 정부는 미국계 헤지펀드 론스타가 제기한 손배소 소송에서 한국 정부가 최종 승소, 배상금 원금 2억 1650만 달러와 이에 대한 이자 지급 등 4000억 원 전액 배상 책임이 소멸됐다고 밝혔다.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은 당시 이 사건과 관련해 항소 포기를 주장한 더불어민주당과 반대로 "충분히 다퉈볼만 하다"며 법적 대응을 강행했었다.
진 교수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3년 전인 2022년 9월 29일자 시사저널의 "진중권 '론스타' 공격한 민주당, 한동훈만 스타 만들어줘[시사끝짱]" 기사를 공유했다.
이 기사를 쓴 당시, 세계은행 산하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는 우리 정부에서 론스타에 2890억여 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정했다.
이에 민주당은 당시 한 장관이 한 이전의 론스타 수사가 부실했다고 비판하면서 항소 승소율이 1.7%라고 주장했다.
진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결국 한동훈이 4000억의 국고손실을 막은 것"이라고 했다.
그는 "론스타로부터 소송 비용도 받아낼 수 있게 됐다. 당시에 민주당에선 승소율이 1.7% 밖에 안 돼(이것도 거짓말이었다) 항소해 봤자 질 것이며, 결국 소송 비용과 이자 비용만 늘어날 거라며 항소 포기를 주장했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특히 "항소 포기하라고 외치던 친민주당 송 모 변호사의 눈부신 활약(?)이 기억난다"고 지적했다. 송 변호사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전 국제통상위원장인 송기호 변호사다.
송 변호사는 지난해 22대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서울 송파을 선거구에 출마했으나 국민의힘 배현진 후보에 밀려 낙선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 당선 직후 대통령실 국정상황실장을 거쳐 지금은 경제안보비서관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2022년 9월 1일자 연합뉴스 "통상 전문 변호사 '론스타 판정 취소 불가…한동훈, 착시 만들어'" 기사에서 한 장관의 '판정 취소 및 집행정지 신청 검토' 입장을 두고 "국제투자분쟁해결기구(ICSID) 취소 절차에서 한국 정부에 배상 책임이 없다는 법적 결론이 판정으로 나올 가능성은 제로이며, 법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한 장관은 마치 소수의견처럼 한국에 배상 책임이 없다는 판단이 나올 가능성도 있을 것처럼 전제했지만, 취소 절차는 다수의견과 소수의견 중 누가 옳은지 실체 쟁점을 판단할 권한이 없다"는 견해도 덧붙였다.
하지만 3년 후인 이날 정반대 결과가 나왔다.
진 교수는 글에서 이날 승소 발표를 하기 위해 언론 카메라 앞에 선 김민석 총리와 정성호 장관을 가리켜 "똥씹은 표정이 가관이다. 국가적 경사인데, 이분들은 별로 기쁘지 않으신가 보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총리는 직접 정부서울청사에서 '론스타 국제투자분쟁(ISDS) 취소 신청 승소'와 관련해 긴급 브리핑을 했다. 정 장관도 대동했다.
진 교수는 이어 "한동훈 이름은 쏙 빼놓고 정부 부처의 모든 사람들이 애쓴 결과라고 그 공을 두루뭉실하게 돌리는데, 정부 부처의 모든 사람들에게 쓸데없이 노력하지 말고 그냥 포기하라고 했던 게 바로 저기들 아니었던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을 소환해 "누구는 공공의 이익 7800억을 사기꾼들에게 안겨 주고, 누구는 4000억의 국고손실을 막고, 극적으로 대비된다"고 했다.
그는 "그냥 정직하게 한동훈이 옳았다, 우리가 틀렸다, 국민들께 죄송하다고 하면 안 되나?"라고 되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