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 국회(정기회) 운영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에서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과 격하게 충돌했다.
김 의원이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대해 공세를 펴는 과정에서 김 실장의 딸을 언급하며 "따님한테 임대주택 살라고 얘기하고 싶으냐"고 말하자 김 실장이 "제 가족에 대해서 그런 식으로 하지마라"며 화를 격하게 냈다.
옆에 앉은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그러면 안 된다"며 말렸으나 김 실장은 계속 언성을 높였다.
이에 김병기 운영위원장(더불어민주당)이 "정책실장"이라고 3번 부르며 "지금 뭐 하는 거냐"고 다그쳤다.
결국 김 실장은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과 김용범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말다툼을 격하게 하고 있다. 국회방송
이날 충돌은 김 의원이 김 실장에게 "지금 따님이 전세 살고 계시죠"라고 물으면서 시작됐다.
김 의원은 "전세금은 누가 모았느냐"고 하자 김 실장은 "딸이 저축한 게 있고 제가 빌려준 게 있다"고 했다.
이어 김 의원은 "실장님은 이 정부가 얘기하는 갭투자로 집을 사셨죠"라고 물었고 김 실장은 "갭투자 아니고, 제가 중도금 다 치렀다"고 했다.
김 의원은 다시 김 실장의 딸을 언급했다.
김 의원은 "따님한테 임대주택 살라고 얘기하고 싶으시냐"고 하자 김 실장은 "제 가족에 대해서 그런 식으로 하지마라"고 버럭했다.
이어 김 의원은 "청년 전세와 관련된 정부 정책 대출은 거의 다 잘랐다. 청년 월세는 97%를 지원한다는데 (전세와 관련한) 디딤돌, 버팀목 대출은 3조 원 이상 잘랐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김 실장 딸의 전세 거주 언급에 대해선 "따님에게 뭐라고 하는 게 아니라 대출을 그렇게 줄이면 청년들 임대주택 가라는 거냐. 왜 전세를 못 가게 그렇게 막으시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김 의원의 말을 자른 뒤 "질문하신만큼 저에게 답변할 시간 달라"며 "우리 딸을 거명해서 꼭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고, 지금 생애 최초나 청년들을 위해 대출 줄인 것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전 정부에서 너무나 방만하게 운영된 것을 저희가 6·27(대책)때 정리한 것이다. 어떻게 가족을 엮어서 그렇게 말씀하시냐"고 했다.
그러면서 "공직자 아버지 둬서 평생 눈치보고 사는 딸에게 갭투자는 무슨 말이냐. (저도) 갭투자 안 했다. 둘 다 사실이 아닌 걸로 왜 그러느냐"고 반발했다.
옆에 앉은 우 수석이 "그러면 안 된다. 하지 마라" 등 김 실장의 손을 잡고 강하게 말렸으나 김 실장은 흥분해 "의원님"이라고 소리를 질렀다.
듣고 있던 주변 의원들도 "그만하시죠"라고 말했고, 이 장면을 보다 못한 김병기 위원장은 "적당히 하시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언쟁이 이어지자 김 위원장은 두 차례 "정책실장님"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김 실장은 말리는 우 수석에게 "가만 있으라"며 발언을 이어갔다.
김 위원장이 이어 굳은 표정으로 3차례나 "정책실장"이라고 언성을 높이면서 "뭐 하는 거냐. 여기가 정책실장이 화를 내는 곳이냐"고 질책했다.
김 실장은 "송구하다"고 답했다.
한편 김 의원실은 이후 언론 공지를 내고 '딸 임대 주택' 언급은 "정부가 주택구입·전세 자금 대출 예산을 14조 원에서 10.3조 원으로 대폭 삭감한 것을 문제삼은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