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치러진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컴퓨터용 사인펜의 번짐 현상으로 시험에 큰 지장을 받았다는 일부 수험생의 지적이 사실인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는 "해당 현상이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수능 당일 13일 오전 8시 31분 올라온 2026학년도 수능 필기구. 입실은 오전 8시 10분까지 해야 하고 시험은 오전 8시 40분 시작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앞서 수능이 끝난 직후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이의신청 게시판 등에는 검은색 컴퓨터용 사인펜으로 답안지에 마킹을 하는 도중 잉크가 과도하게 흘러나와 답안지가 번지고 이를 수정하는 과정에서 시간을 허비했다는 글이 수십 건 올라왔다.
교육부는 17일 "2026학년도 수능 시험 당일 컴퓨터용 사인펜 번짐 현상에 대한 민원과 관련해 특정 업체의 일부 제품에서 해당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인정했다.
이어 "다만 해당 업체 제품을 사용한 모든 지역에서 번짐 현상이 발생한 것은 아닌 것으로 파악돼 발생 지역 및 업체명을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함께 이 현상으로 인한 수험생 피해가 없도록 채점 업무 시 면밀히 살필 예정"이라고 했다.
또 이번 수능에서 시각장애 응시생이 사용하는 보조수단의 표기 방식이 예고도 없이 시험 당일 바뀐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과정평가원 수능 홈페이지 질의응답 게시판에 스크린리더용 문제지의 특정 표시 문자 표기 방식이 사전 공지 없이 변경됐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 따르면 9월 모의평가까지는 (가), ㄱ 등을 한글로 직접 표기했으나, 특수문자로 표기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는 것이다.
스크린리더는 중증 시각장애 수험생이 사용하는 보조 수단으로, 수험생이 문제지에서 필요한 부분을 검색하면 이를 찾아 읽어주는 기능을 한다.
교육과정평가원은 이날 설명자료를 통해 "스크린리더의 표기를 바꾼 것은 수험생들의 읽기 청해도를 높일 수 있다는 시각장애인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기존에는 괄호 문자가 '가', '나'로 들리지만 특수문자로 바뀌었을 경우 '괄호 가', '괄호 나'로 읽어주기 때문에 수험생이 더 명확히 파악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