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숙제 내고 답하고···2025년부터 ‘AI 교과서’ 쓴다

초중고 수학·영어·정보 과목에 우선 도입
2028년 종이에서 AI 교과서로 전면 전환 검토

정기홍 기자 승인 2023.02.23 23:06 의견 0

교육부는 23일 오는 2025년부터 초·중·고교 수학·영어·정보 교과에 AI 기반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AI 디지털 교과서는 2025년 초 3·4학년, 중1, 고1부터 적용돼 2026년 초 5·6학년과 중2, 2027년 중3까지 단계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2025년까지는 종이 교과서와 AI 디지털 교과서가 병행되고, 2028년 이후 전면 전환이 검토된다. 심민철 교육부 디지털교육기획관은 지난 22일 백브리핑에서 “종이 교과서와 AI 디지털 교과서를 병행하는 동안 AI 디지털 교과서를 최대한 권고하되 준비가 안 된 부분들에 대해서는 종이 교과서도 쓸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교육부는 교과 특성에 맞춘 AI 기술을 적용해 디지털 교과서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수학 과목의 경우 AI 튜터링 기능을 적용해 학생의 성취도를 진단하고 수준별 맞춤 학습을 지원한다. 영어는 AI 음성인식 기능 등을 활용해 듣기와 말하기 연습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정보 교과에서는 코딩 체험과 실습을 강화하는 데 방점을 둔다. 심 기획관은 “(AI 디지털 교과서는) 종이 교과서와 같은 학습 내용을 담고 있는데, 학생을 진단하고 수준에 맞는 피드백을 해주는 기능까지 더해져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내년부터 AI 디지털 교과서 개발에 돌입한다.

AI는 교사에게는 보조교사, 학생에게는 튜터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다. 교사는 AI가 제공한 학생별 맞춤 피드백을 바탕으로 토론 수업과 프로젝트 학습 등을 진행한다. AI가 취약 과목과 문항 등 학생 데이터를 제공하면, 교사는 이를 활용해 수업 방향을 설정한다. 지식 전달은 AI 보조교사가, 학습 지도는 교사가 하는 방식이다. 학생들은 노트북을 활용해 학교나 집에서 AI 디지털 교과서가 제공하는 개별 학습을 할 수 있다.

교육부는 교사들이 변화한 수업 환경에 적응하도록 디지털 기술에 대한 전문성이 있는 교사들로 구성된 AI 선도교사단을 양성한다. 이들은 방학 중 2주간 집중 연수를 받고, 동료연수를 통해 AI 디지털 교과서가 적용되는 과목의 다른 교사들에게도 교수 방법을 전달한다. 시도교육청 추천을 받아 올해 400명을 선발하고 2025년 1500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2026년까지 모든 AI 디지털 교과서 적용 대상 교사를 대상으로 연수를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7개 시범교육청을 선정해 선도학교 300개교에서 AI 기반 수업을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또 2027년까지 학생들에게 1인 1디바이스를 지급해 AI 디지털 교과서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다음 사례는 교육부가 제시한 AI 디지털 교과서가 적용된 2027년 중학교 3학년 수학 교실의 풍경이다.

학생들은 수업이 시작되자 본인 노트북을 켜서 AI(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의 사전학습 문제를 푼다. 학생들의 문제 풀이 결과는 선생님의 대시보드로 전송된다. 선생님은 대시보드에서 AI가 분석한 학생별 취약 문항과 문제 풀이 시간 등을 확인한 후 수준별 모둠을 꾸린다.

이날은 ‘삼각형 작도’ 프로젝트 수업이 있는 날.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교실에서 ‘합동’인 물건을 찾아오는 모둠별 과제를 준다. 모둠활동을 마친 학생들이 과제 수행 결과를 발표하면 선생님은 그에 대한 피드백을 준다. 수업 후 AI가 진단한 수업 결과를 바탕으로 학생별로 다양한 숙제가 주어진다. 학생들은 집에서 다시 AI 디지털 교과서를 켜고 본인 수준에 따라 제시된 도형 관련 문제를 푼다. 학생이 답안을 제출하면 AI 튜터는 모르는 부분이 충분히 이해될 때까지 반복적으로 설명을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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