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삼척항의 정라진 앞바다에서 대형 황새치가 잡혔다.
황새치는 온·열대 해역에서 주로 관찰되며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와 남해에서 간혹 발견된다. 동해안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어종이다.
정연철 삼척시의회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에 삼척 정라진 앞바다에서 정치망 어선 S호에 잡힌 황새치 영상을 올렸다. 이 황새치는 길이 3m, 무게 226㎏으로 크레인으로 들어올려야 할만큼 거대했다.
10일 새벽 삼척 정라진 앞바다에서 잡힌 황새치. 페이스북
황새치는 태평양, 인도양, 대서양 등 열대와 온대에 널리 분포한다.
정 의원은 “매일 아침 항구에 나가 어획량을 살피고 어민들의 어려움을 듣는데 오늘 아침에는 황새치가 잡혀 깜짝 놀랐다”며 “지구 온난화 영향인지 주변에 물어보니 1년에 1∼2마리 잡힌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무게가 226㎏인 이 황새치는 이날 고작 6만 원에 위판됐다.
헐값에 팔린 이유는 희귀어종이어서 지역에 수요와 판로가 없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새치는 원래 스테이크나 회로 먹는 고급 어종으로, 뱃살은 최고급 식재료로 알려졌다.
지난 2007년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회동에서 황새치 구이가 만찬 요리로 나왔었다.
삼척수협 관계자는 “참다랑어(참치)를 취급하기 바쁜 수매인들이 동해안엔 수요가 없는 황새치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황새치는 참다랑어와 함께 백상아리의 먹이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에 수산업계는 수온이 높아진 동해가 공격성 상어가 살기 좋은 환경으로 변했다는 것이란 의견도 나오고 잇다.
즉 황새치·참다랑어가 올라왔다는 것은 수온 변화로 생태계 전반이 변화하고 있다는 신호라는 것이다. 플랑크톤부터 대형 어류까지 동해안 생태계가 이미 아열대화 됐다는 시각이다.
한편 황새치는 긴 주둥이가 마치 긴 칼처럼 생겨 영어로는 스워드피시(swordfish)로 불린다.
매우 사나워 종종 배 위로 뛰어올라 사람을 공격한다.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에서 서핑하던 30대 여성이 황새치한테 가슴을 공격당해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