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이동통신 네트워크시장에서 굵직한 성과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지난 2021년 일본 NTT도코모, 영국 보다폰과 5G 사업 계약을 한 이후 지난해에는 미국 디시를 비롯해 인도 에어텔, 미국 컴캐스트에 5G 장비를 공급하기로 계약했다.
2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제4이동통신 사업자인 '디시(DISH) 네트워크'의 5세대(5G) 이동통신 초도망 개통을 마쳤다. 지난해 디시와의 1조원대 수주 계약 이후 9개월 만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1조원 규모의 디시 5G 통신 장비 공급사로 선정됐다. 지난 2020년 미국 1위 통신업체인 버라이즌과 맺은 7조 9000억원 계약에 이어 미국의 5G 통신장비 공급 중 두 번째 규모다.
5G 핵심 시장인 미국에서 잇단 조 단위 수주를 성공시킨 데는 이 회장의 든든한 인맥이 있었다.
이 회장은 지난해 찰리 에르겐 디시 네트워크 회장이 방한했을 때 '등산 애호가'인 에르겐 회장에게 북한산 등반을 직접 제안, 5시간 동안 단둘이 산을 오르며 신뢰를 쌓았다.
에르겐 회장은 특히 소나무와 아기자기한 바위로 이뤄진 북한산 정상에서 서울 시가지를 내려다보면서 정취에 매료돼 감탄사를 연발했다고 한다.
이후 1조원대 수주가 성사돼 이 회장의 북한산 산행이 수주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계기가 됐다.
진입 장벽이 높은 일본 시장을 뚫은 것도 '이재용(JY) 네트워크'가 몫을 단단히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초 일본 이동통신 사업자인 KDDI의 '5G 통신 단독모드(SA) 코어 솔루션' 공급사로 선정됐다.
코어 솔루션은 스마트폰 인터넷 연결을 위한 단말 인증 등을 제공하는 5G 핵심 인프라다. 고도의 기술력과 안정적 품질 보장이 요구되고, 한번 도입되면 교체 주기가 길어 신규 공급자의 진입 장벽이 높다.
앞서 삼성전자는 KDDI의 5G 상용 네트워크 구축 사업을 잇달아 수주했다. 2020년 5G 기지국, 2021년엔 가상화 기지국을 공급해 파트너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이 회장의 이 같은 네트워크 행보는 시장 선점을 위한 조직 재정비 작업 이후 잦아졌다.
올해 초 네트워크사업부 산하에 신사업전략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고, 경쟁사인 스웨덴 통신장비 업체인 에릭슨 출신 임원 2명을 영입했다. 신사업전략TF장에 에릭슨에서 영입한 헨릭 얀슨 상무를 임명했다.
앞서 지난해 말 인사에서는 네트워크 사업 성장에 기여한 김우준 네트워크사업부 전략마케팅 팀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네트워크사업부를 이끌도록 했다.
삼성전자는 '통신도 백신만큼 중요한 인프라'라는 이 회장의 지론에 따라 5G 이후 차세대 통신 분야에도 대비하고 있다.
2019년 5월 삼성리서치 산하에 차세대 통신연구센터를 설립해 6G 선행기술을 연구하고 있으며, 2020년 7월에는 '6G 백서'를 통해 차세대 6G 이동통신 비전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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