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400만원짜리 MR 헤드셋 사내 임원진에 시연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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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7 22:47 | 최종 수정 2023.03.27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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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사내 경영진들에게 개발 중인 혼합현실(MR·Mixed Reality) 기기를 선보였다. 오는 6월 제품 공개를 앞두고 작업이 막바지에 돌입한 것으로 해석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26일(현지 시각) “애플이 지난주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 있는 스티브잡스 극장에서 최고위급 임원 100여명에게 MR 헤드셋을 선보이는 행사를 가졌다”고 보도했다. 이 행사는 지난 2018년부터 매년 있었지만 이번에는 애플이 신제품 공개 행사를 갖는 극장에서 열려 제품 공개가 임박했음을 시사한다.
MR은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의 장점을 혼합한 기술이다.
반투명 렌즈를 끼고서 현실 세계와 소통하면서 물리적인 이동도 가능하고, 손을 뻗어 그 안의 가상 요소들과 상호작용도 가능한 기술이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톰 크루즈가 허공에 컴퓨터 화면을 띄워놓고, 특수 장갑을 낀 손으로 화면을 착착 옮기던 모습이 MR이다.
애플은 이 가상현실 기기를 개발하기 위해 지난 8년간 수십억 달러의 비용을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망은 엇갈린다.
팬층이 두꺼운 애플이 MR에 뛰어들어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 있지만 비싼 가격(예상가 약 3000달러)과 부족한 콘텐츠, 배터리 등으로 애플이 고전할 것이란 전망도 많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출시 첫해에 헤드셋을 100만대가량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지만, 시장조사기관은 50만대도 팔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전날 전·현직 애플 직원 8명의 말을 인용해 애플 내부에서 MR 헤드셋의 비싼 가격과 실용성, 시장성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2일 파이낸셜타임스(FT)도 MR 헤드셋 출시 시기를 놓고 내부에서 상당한 논쟁이 있었다고 보도했었다. 디자인팀의 출시 연기 요청에 팀 쿡 CEO 등 경영진이 일축했다.
애플 내부에서는 이런 여러 상황으로 MR 헤드셋이 출시 직후 히트상품이 되기 보다 애플워치처럼 천천히 발전해가며 시장을 장악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보급형 스마트워치인 ‘애플워치SE’처럼 절반 가격에 보급형 MR 헤드셋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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