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1분기 영업이익 1조 5천억…삼성전자 보다 더 벌어

LG전자 영업이익 1조 4974억원, 22.9% 감소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악화’로 6천억원 그쳐

정기홍 기자 승인 2023.04.07 18:06 | 최종 수정 2023.04.07 19:40 의견 0

LG전자 1분기 영업이익이 1조 4974억 원으로 삼성전자의 6천억 원을 크게 웃돌았다. 분기 영업이익 기준으로 LG전자가 삼성전자를 추월한 것은 지난 2009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처음이다.

LG전자는 7일 1분기에 연결기준으로 20조 4178억원의 매출을 올려 1조 4974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6%, 영업이익은 22.9% 줄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 본사 건물. LG 제공

LG전자는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1조 8805억원에 일회성 특허수익 8천억 원이 포함돼 이번 분기 수익성이 더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LG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 전망 평균치인 1조 1149억 원을 크게 웃돈다.

LG전자는 “질적 성장을 위한 사업구조 개선 노력이 성과로 이어졌고, 전장(電裝·자동차의 전기·전자) 사업에서의 빠른 성장과 논-하드웨어(Non-HW) 사업, 온라인브랜드샵(OBS)을 앞세운 소비자 직접판매 영역에서 의미 있는 성장을 거듭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잠정 실적 발표여서 사업 부문별 세부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다.

증권가에선 생활가전(H&A)과 자동차 전장(VS) 부문에서 선전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생활가전에선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물류 대란으로 크게 오른 물류비,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원화 가치가 강세를 보인 점이 수익성 개선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2분기 이후 연속 적자를 낸 TV 사업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재고 조정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제품 비중 확대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흑자를 달성한 전장사업은 올해 1분기에도 매출과 수주 모두 호조를 보인 것으로 추정된다. 오래 준비한 '미래 먹거리'인 전장 사업이 판매량 증가와 함께 매출 확대로 이어져 흑자 기조를 잇고 있다. '아픈 손가락'에서 '효자손'으로 자리바꿈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장 부문은 수주 잔고로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인포테인먼트 사업부에서는 고부가가치 제품 매출이 늘고, LG마그나 E-파워트레인에서는 기존 고객 물량이 확대되는 가운데 유럽 업체들로 다변화가 진행 중이다”고 했다.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의 전기차 파워트레인. LG전자 제공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실적 프리뷰에서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가전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신 가전을 앞세워 점유율을 높이는 중”이라며 “자동차 부품 사업이 순항하면서 로봇, 전기차 충전 인프라 등 신규 사업이 본궤도에 진입하면서 기업가치 재평가의 근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도 “경기 변동에 둔감한 B2B 매출이 올해 LG전자 전체 매출의 32%를 차지하고, 지난 3년간 수익성 중심의 수주 건전화 작업을 성공적으로 끝내 전장 부품이나 비즈니스솔루션(BS) 사업의 흑자 확대가 예상된다”고 했다.

주가 흐름도 견조하다.

LG전자는 전날 종가(11만 3900원) 대비 0.35%(400원) 오른 11만 43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최근 LG전자의 주가는 실적 기대감이 반영되며 1월 2일 8만 6400원에서 30% 이상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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